포항시장·시의원 막말 논란.."2차 가해 도 넘었다"

강진구 2021. 6. 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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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여부 떠나 해당 시의원 '마녀사냥' 비판 확산
시민사회단체, 미온 대응 시의회에 강력 대처 촉구
시민들 "2차 가해 중단돼야"
시정질문하는 김민정 시의원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시장·시의원 막말 논란과 관련해 '2차 가해가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치적 입장(견해)에 따라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문제를 제기한 시의원을 인격적 정치적으로 '마녀사냥'식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비판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김민정 의원(위원장)은 지난 23일 오후 열린 284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 이강덕 시장에게 "지난 (5월)29일 행사가 끝나고 시장이 길에서 나한테 소리를 질렀는데 기억이 나느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무슨 위원장인지 아느냐'란 한 문장밖에 하지 않았는데 시장은 그렇게 말하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막말을 했다"며 "'니가 뭔데 감히 이런 말 하느냐'고 다섯 번 이상 그런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강덕 시장은 "그 같은 개인적 문제는 공식 석상에서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며 "의원님은 '왜 나보고 행사장에서 위원장이라고 안 불러주느냐'고 항의했는데 '부르고 안 부르고는 내 마음'인데 무엇을 사과한단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 같은 폭언·막말 논란이 제기되자 진위 여부를 떠나 시의원을 비난하는 댓글이 2000여건을 넘어 '2차 가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SNS 비선라인이 총가동돼 '시의원이 시장을 대상으로 지역 망신을 시키고 있다'는 비난 글이 쇄도하면서 특정 포털에 상위에 랭킹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주로 평상시 시장을 홍보하기 위해 활동하는 SNS 비선라인과 시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특정인, 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총출동해 폭언 막말 논란을 제기한 시의원을 집중 성토하고 있다.

사전 선거운동을 방불케 하며 시의원을 '마녀사냥'식으로 인격적 정치적 저급 인물로 몰고 가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 '사실이라면 돌 맞아 죽어야 한다'거나 '예의와 도리로서 품위와 품격을 보이는 정치인의 소양은 없어 보여 우리 포항정치의 수준인가 싶어 착잡하다', '선거가 다가오니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쇼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장 길들이기에 초선의 막내 시의원 나리께서 총대를 메고 내지르는 망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참으로 수준 저급한 추태로 보여 실망이 매우 크다', '아직도 배지를 큰 벼슬이나 감투로 여긴다면 심각한 기초자격시험 미달의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

또한 '자기 허물은 못 보고 남의 티끌은 한 없이 부풀려서 크게 나무라는 행태를 보는 듯 부끄러울 지경', '포항에 난리구나, 기사 댓글 보니 망신이 이런 망신이, 한 사람의 여파가...비례시의원 한 사람의 부적절하고 무개념의 말과 행동이 지역 전체, 당, 선거제도, 기초의원, 국회의원, 시장까지 시민전체로 돌아왔다'며 '시의원으로 자격미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정 시의원은 "행사 후에 있었던 이강덕 시장의 폭언에 대해 바로잡기 위해 시의회 차원에서 노력했으나 역부족으로 뾰족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없어 시정 질문 과정에서 사과를 요구한 것이 전부"라며 "시의원, 상임위원장으로 폭언·막말을 당해 시의원, 시의회, 여성, 전체 시민들의 명예회복 차원에서 질의한 것을 일부 세력들이 시의원 개인의 인격 문제와 정치 공세로 몰아가 정말 억울하고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강덕 포항시장과 시의회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미온적으로 대처해 2차 가해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 시장은 이번 사태가 공식적 거론에 앞서 개인적 차원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당사자 간 해결로 마무리짓자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는 1차적으로 당사자 간 해결을 지켜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의회 차원에서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해 왔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이 시장의 폭언 막말과 낮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시의회의 무능력한 시정에 대한 견제 감시 기능에 대해 질타하고 있다.

앞서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통해 "이강덕 포항시장의 폭언과 막말,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강덕 시장의 책임있는 자세와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포항시의회에 대해 "포항시장의 막말 사태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하지 말고 강력히 대처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대이동 A(53)씨는 "사실관계 측면에서 보면 그날 폭언과 막말이 있었다면 피해자의 요구대로 사과하면 그만"이라며 "현재 SNS상에서 회자되는 말들은 지지세력들의 정치공세로 명백히 실정법을 어기고 있어 형사고발 대상으로 지금이라도 정치 도의상 2차 가해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r.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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