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사모펀드, 미국 일본서 뭘 쓸어담나봤더니
◆ 위기의 호텔업계 ◆
세계 부동산투자업계는 이번 익스텐디드 스테이 인수 사례가 호텔 투자심리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부진한 시기에 기업가치를 제고한 뒤 여러 차례 큰 차익을 남긴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산운용사로의 호텔 매각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블랙스톤은 2007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 힐튼 체인을 260억달러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에는 매각가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최대 규모로 평가받을 만큼 높은 금액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상장사였던 힐튼을 상장폐지해 기업공개(IPO)라는 가능성 높은 투자 회수 방식을 확보했고, 필요 시 힐튼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결코 블랙스톤에 불리한 조건이 아니었다는 투자은행(IB)업계 평가가 이어졌다. 이후 블랙스톤은 2013년 힐튼의 IPO로 100% 이상 차익을 올렸다.
이 밖에도 블랙스톤은 지난 3월 일본 민간 철도 회사 긴테쓰그룹홀딩스로부터 오사카와 교토 호텔 8곳을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호주 카지노 운영업체인 크라운 리조트를 인수하고자 62억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계 투자전문기업 CGI 머천트 그룹(CGI)은 지난해 12월 6억5000만달러 규모 '호스피탤리티 오퍼튜니티 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는 북아메리카와 캐리비언 지역을 중심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호텔 자산을 사들여 개발하기 위해 조성됐다. CGI는 "3년 내 20곳 이상 호텔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라울 토머스 CGI 창업자는 지난달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호텔 산업이 2019년 수준 업황을 회복하려면 2024년 이후가 돼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코로나19로 생겨난 수많은 기회가 이 산업군에 존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큰손'들 호텔 인수는 기존 사업 영위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결을 달리 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주거용이나 오피스용으로의 '용도변경'을 목적으로 서울 주요 호텔들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익스텐디드 스테이나 긴테쓰그룹홀딩스의 호텔들은 영업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글로벌 투자부문 임원은 "블랙스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호텔 가치가 바닥을 찍었다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호텔 영업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며 "세계 최대 호텔시장을 보유한 미국은 한국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률이 높아 호텔업 회복 시점을 보다 이르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리테일·호텔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지난해 대비 높아지면서 인수금융시장에서도 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같은 금액의 대출에 적정 금리가 5%로 책정된 물건에 대해 10% 금리를 제시해도 대출이 안 됐다"며 "현재 리테일과 호텔 기반 부동자산에 대한 대출 금리는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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