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웃는 특급호텔 "맛집 호캉스에 코로나 특수"

김태성 2021. 6. 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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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매장에 보복소비 쏠려
호텔 뷔페 등 7월 예약 꽉차
대기업 호텔 신규오픈 확대

◆ 위기의 호텔업계 ◆

지난 24일 찾은 서울 역삼동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평일 오후인데도 간단한 식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1914 라운지&바에는 빈자리가 드문드문 보일 만큼 사람들로 북적였다. 옛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문을 연 이 호텔은 지난 5월 말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지금까지 개장한 호텔 중 최고 럭셔리급으로 선보였다. 호사스러운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뷔페 '콘스탄스'와 중식당 '더 그레이트 홍연' 등 호텔 내 주요 식당은 이미 7월 말까지 주말 예약이 거의 찼을 만큼 인기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1박에 100만원대인 스위트룸도 주말 예약이 몰릴 정도로 강남 지역 고소득층 고객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위기로 호텔업을 포기하는 곳들과 달리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존 럭셔리 호텔은 오히려 새로 호텔을 오픈하면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쌓인 보복소비 욕구가 아직 하늘길이 풀리지 않은 탓에 국내에서 럭셔리 소비를 하는 쪽으로 쏟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전보다 더 비싸고 고급스러운 '호캉스'나 호텔 미식을 즐기는 데 쏠리고 있어서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새로 오픈한 호텔은 조선 팰리스를 포함해 5곳에 달한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전체 호텔 9곳 중 절반이 넘는 숫자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해진 것이다. 8월에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가 대전에 5성급 럭셔리 호텔인 '오노마'를 열 예정이다. 롯데호텔도 지난해 자체 최고급 브랜드인 '시그니엘 부산'을 해운대 엘시티에 연 데 이어 2023년에는 'L7 해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신라는 숙원 사업인 서울 장충동 한옥호텔 공사를 이어 가는 한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신라스테이 삼성, 신라스테이 서부산을 잇달아 오픈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 여행지로 각광받는 제주에서도 대기업 호텔 오픈 경쟁이 치열하다. 작년 12월에는 롯데관광개발이 제주 최고층 건물인 제주드림타워를 선보이며 그 안에 '그랜드 하얏트 제주'를 열었고 올해 1월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기존 켄싱턴 제주 호텔을 리모델링한 '그랜드 조선 제주' 영업을 시작했다.

대기업 호텔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을 하고 상장 계획이 늦춰지는 등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조금씩 수요가 돌아오는 분위기다. 호텔들이 코로나19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는 투자를 하는 이유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부산과 제주 등 여행지 호텔은 올여름 역대급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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