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고급형 고시원?"..벼랑끝 호텔, 1인가구서 활로 찾는다
일하며 쉬는 장기숙박 시설로
중소형 호텔은 공유공간 늘려
1달 이상 투숙객 편의성 높여
강남 5성급 호텔은 매각된 후
고급 주상복합 공간으로 개발
호텔 휴업늘며 일자리도 급감
◆ 위기의 호텔업계 ◆
1인 가구가 모여 살 수 있도록 마련된 '코리빙(co-living) 하우스'다. 겉으로 보기에는 호텔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내부의 절반 이상이 1개월 이상 장기 투숙자를 위한 공용 공간이다. 독립적인 공간과 공유하는 공간을 분리해 필요에 따라 투숙자들이 함께 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건물로 들어서면 거주자들의 공용 주방이 나온다. 식기나 조리도구, 인덕션, 토스터, 제빙기 등이 있어 원하는 식재료를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아침에는 간단한 식사류가 제공돼 바쁜 아침에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호실별로 택배나 우편물을 받아 볼 수 있는 공간도 따로 갖췄다. 세탁실에 마련된 세탁기와 건조기는 물론 피트니스룸, 북카페 등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객실은 장기 거주자들의 편리를 위해 수납 공간을 넓혔으며 호실마다 화장실과 샤워 공간을 뒀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전기포트 등 편의도구를 설치해 간단한 식사는 방에서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어떤 이는 '고급형 고시원'을 보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도시 한복판 호텔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지역 관광지 호텔들에서는 '워케이션(worcation)' 수요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장기간 휴양지에서 일하며 동시에 휴식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근무 형태다. 말하자면 재택근무용 공간인데, 지난 3월 강원도관광재단이 인터파크와 함께 기획한 '강원 워케이션' 여행 상품은 지난 23일까지 약 1만2000박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일부 기업이 전일 재택근무제를 도입하자 아예 관광지 입지를 활용한 워케이션 전용 시설을 건립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디벨로퍼 네오밸류는 강원도 양양에 직장인 대상 장기 투숙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호텔 업계에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 사례가 이어지는 것은 지난해부터 투숙객이 줄면서 기존 호텔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5성급 호텔마저 매각되는 초유의 상황이지만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중소·중견 업체들은 여전히 자력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충무로역 인근 'G3호텔'은 지난해 5월 완공하고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강남 쏘도베는 이달 말로 영업을 종료한다. 관련 통계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호텔 휴업 건수가 올해는 상반기에만 작년 전체 수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휴업 사례가 속출하면서 문제는 고용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호텔 하나당 직원 수는 60.7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평균(84.4명)보다 28%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적자를 계속 보는 상황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매각설이 나오는 호텔이 부지기수"라며 "올해 연말까지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중소형 호텔을 중심으로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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