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는 인력양성·창업생태계 조성..기업은 양자컴이 바꿀 산업 선점해야
◆ 매경 명예기자 리포트 ◆
첫째는 기초과학과 기초기술에 계속해서 실질적인 투자를 해야 합니다.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국립연구소에 정부 예산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히 차세대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기초연구를 선도하고 후진을 양성할 수 있는 리더를 적극 영입하고,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연구 내용을 개발하는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또 현재 양자컴퓨터 개발에서 기술 격차를 극복하려면 첨단 양자기술을 연구하는 세계 유수의 연구진과 적극 교류해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는 이렇게 양성된 인력들이 양자컴퓨터를 보다 쉽게 이용해 실질적인 상업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전하게 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작년에 성균관대를 중심으로 출범한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소장 정연욱 교수)에서 추진하는 것처럼 한국에 있는 연구자들과 젊은 학생들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고의 성능을 가진 양자컴퓨터 인프라와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차고에서 애플을 만들어 냈던 스티브 잡스나 구글을 창업했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같은 사람들이 양자컴퓨터 시대에 분명 또다시 나올 겁니다. 비행기를 제조하는 능력이 없다고 해서 항공산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휴대전화를 설계할 줄 모르는 사람도 성공적인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는 것처럼 양자컴퓨터가 만들어 내는 혁신산업도 경쟁력 있는 인프라와 활력 있는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국내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민간에서 이런 양자컴퓨터 창업 기업 개발 환경에 투자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민·관·학 컨소시엄을 주도해 양자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국 양자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은 기술을 활용해 사업으로 연결하려는 혁신가들과 창업자들을 양성하고, 이러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정부의 리더십입니다.
기업 관계자분들께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심각한 위협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20년 전에 우리는 '인터넷이 우리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인터넷을 주도한 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대기업은 존재감을 상실했습니다.
저는 지금 모든 기업이 최소한 '양자컴퓨터가 우리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회사가 당장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런 질문을 지금 시작해야만 기술 발전이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될 때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 포천 500대 기업 중 상당수가 그런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컴퓨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해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지켜봤습니다. 5~10년 뒤면 또 한 번의 파도가 밀려올 겁니다. 우리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비하고, 또 어떻게 이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할까요?
[김정상 듀크대 교수 아이온큐 공동창업자 겸 CTO / 정리 = 신현규 실리콘밸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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