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24시] 창당 100주년 중국공산당이 풀어야 할 과제

여론독자부 2021. 6. 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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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경제학
제도적 가치·민주주의 실천 여부
인권문제 해결·과학기술 창조성 등
중국 향한 전세계의 의구심 지워야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경제학
[서울경제]

최근 중국 매체는 연신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100년 전에는 당원 수십 명에 불과한 약체 정당이었다. 상하이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도 법망을 피해 도망다니면서 열어야 했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은 사회주의 기치를 내걸고 민생을 챙겨오면서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 선진국 진입을 향해가는 유일한 국가다. 감개무량 그 자체일 것이다. 공산당 독주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지, 세계의 선도 국가가 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도 막후 화제는 단연 중국이었을 것이다.

세계적 선도 국가는 적어도 막대한 부존자원, 문화적 우위, 선진적 과학·기술력, 제도적 우월성 등 4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디지털 경제로 이전하면서 과학·기술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경제력·국방력을 키우고 선도국의 바탕이 된다.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한계가 있다. 일단 부존자원 및 문화적 측면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제도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될 수 있느냐다. 민주주의의 실천 여부도 과제다. 우선 실질적 세계 주도국인 미국의 가치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문명의 충돌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대외 관계에서 과거 조공 체계처럼 줄을 세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또한 신장위구르, 티베트, 그리고 홍콩·마카오·대만 문제의 해결 방식도 관심사다. 대국은 인권 등 안정을 해치는 것에 대해 공권력으로 과도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도 예외일 수는 없다. 결국 세계 선도력이 중국에 간다고 하더라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운명공동체, 구존동이(求存同異)가 중국이 내걸고 있는 대안인 것 같다. 쉽지 않은 과제다.

또 다른 과제는 인류 발전에 공헌할 과학기술의 창조 측면이다. 중국 고유의 기술로 제품의 창조가 가능할지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만 나선다든지, 성급하게 해외 기술을 탈취하는 인상을 피할 수 있을지, 정부 주도의 막대한 물량 투입과 친정부 기업의 후원으로 경쟁국을 따돌리지는 않을지, 또한 경쟁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떡을 나눠줄 수 있는 충분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미국은 그 측면에서 성공해 지금껏 세계 주도 국가로서 지위를 유지해왔다. 이런 점들이 불식돼야 세계적 대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 신호는 보인다. 우선 중국 공산당원이 완장만 찬 인사들로 채워지지는 않고 있다. 능력주의에 의해 격렬한 경쟁을 통해 고위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민도(民度)도 높아졌다. 중국인 가운데 대졸 학력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지난 1952년 0.3%에서 1978년 0.4%에 이어 지난해 8%로 올라 1억 명을 넘어섰다. 90% 이상이 1998년 서방의 교과 내용을 도입한 교육 현대화 개혁 이후 졸업생이다. 대졸 학력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해외 흐름도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있다. 700만 명의 정규 유학생 중 70%에 육박하는 인사들이 귀국했다. 중국 정부가 훨씬 이성적으로 행동할 여지가 높아졌다.

중국에는 총 87개의 왕조가 존재했었다. 8개의 통일 왕조가 있었다. 일반 왕조와 통일 왕조의 분수령은 결국 창업 세대 초기 3대의 지도력이었다. 3대까지 잘 운영하면 장수할 가능성이 높았다. 통일 왕조의 평균 존속 기간은 220년 정도다. 바로 직전인 청 왕조가 이민족 왕조이면서도 네 번째 장수했다. 철저하게 능력주의에 기초한 결과로 해석된다. 3세대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이 독재 가능성을 불식시키면서 미래 중국을 탄탄한 발전의 기반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제도의 무한성도 없고, 과학기술의 독점도 결국은 순환적이다. 중국통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가 고민하는 이유가 아닐까. 우리만 시 주석의 방한에만 매달리며 정작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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