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신선한 수제 맥주가 시장 대세될 것

김효혜 2021. 6. 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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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수입 맥주 인기 많은 국내서
소비자 입맛 잡아 파이 키울것
내년엔 베트남 시장 진출도
'국내 맥주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사'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특례) 상장사 기준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1748.25대1).'

올해 설립 7년 차인 제주맥주가 지난달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세운 기록들이다. 대중에게 친숙한 '라거 맥주' 대신 다소 생소한 '크래프트 맥주'를 내세워 국내 맥주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제주맥주는 지난 6년간 연평균 148%라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335억원, 크래프트 맥주 시장점유율은 28.4%로 업계에서는 독보적 1위다.

크래프트 맥주란 양조장만의 고유한 철학을 갖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제조한 맥주를 말한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크래프트 맥주 비중은 2018년 1.4%에서 지난해 2.95%까지 상승해 1000억원 규모를 돌파했다. 특히 편의점, 대형 마트 등 가정 채널에서 수입맥주 대항마로 부상하며 경쟁 구도를 확립해 전성기를 맞이했다. 선봉에서 이를 이끈 곳이 바로 제주맥주다.

매일경제는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제주맥주 서울사무소에서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를 만났다. 제주맥주 본사는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해 있다. 문 대표는 주 초반은 서울에서, 주 후반은 제주에서 지낸다. 가족과 살고 있는 곳은 제주다.

문 대표는 젊은 최고경영자(CEO)다. 올해로 만 42세인 그는 평소에도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을 즐긴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30대로, 제주맥주 이미지가 '영(Young) 하다'는 인상은 인상만이 아닌 실제다. 편안하고 가벼운 분위기를 추구하는 문 대표는 직원들과도 그와 같은 태도로 소통한다. 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목을 잡아끄는 제주맥주만의 힘이 된다.

문 대표는 상장 당시 기념사에서 "맥주업계에서 '제3의 물결'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제2의 물결은 대기업들이 잡고 있었던 소맥용 라거 맥주 시장과 '4캔에 1만원'을 필두로 한 수입맥주 시장을 말한다"며 "제3의 물결은 로컬 크래프트 맥주사들이 이끄는 신선 맥주 시장으로, 이 시장을 저희가 끌고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사실 그동안 우리 국민이 대안이 없어 수입맥주를 마신 것이었을 뿐, 수입맥주가 가장 좋은 맥주인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입맥주가 오는 데 보통 3개월 걸린다. 반면 국산 맥주는 생산 직후 일주일이면 편의점 매대에 깔린다. 맥주는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오래 묵혀 숙성해 먹는 술이 아니라 빨리 만들어 신선하게 먹어야 하는 술"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좋은 맥주가 '신선한 맥주'라는 것은 제주맥주의 철학이기도 하다. 문 대표는 "소비자들에게도 '맥주는 신선함이 생명'이라는 인식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3의 물결을 강화하려면 시장 자체가 커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재 2.95%에 불과한 국내 크래프트 맥주 점유율을 10%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일례로 미국 크래프트 맥주 점유율은 25.2%(2019년 기준)이며,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0.4%나 된다.

제주맥주가 올해 당면한 또 다른 목표는 '흑자 전환'이다. 문 대표는 "제주도 양조장 증설이 지난달에 완료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증설 효과가 나온다"며 "작년부터 계속 물량 부족이었는데 이제 그게 해결됐으니 올 하반기가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흑자 전환을 달성한 이후로는 이익 개선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지난달 싱가포르와 수출 계약을 맺었고, 내년에는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 문 대표는 "동남아시아 맥주 시장이 우리나라 맥주 시장보다 4배 정도 크다. 그중에서도 베트남 시장이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다"며 "합작법인 설립 등을 검토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주맥주가 만들고자 하는 한국 맥주 시장의 모습은 무엇일까.

문 대표는 "커피를 고르듯이 본인 취향과 기호에 따라 편의점에서 쉽게 맥주를 고르는 것"이라며 "한국 맥주도 하나의 문화로 소비될 수 있는, 소비자 중심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He is…

△1979년 대구 출생 △2002년 포덤대 경영학 졸업 △2002년 스위셔하이진코리아 대표이사 △2007년 다이닝허브 대표이사 △2015년~ 제주맥주 대표이사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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