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 축으로 새 영역 진출..中企 '피버팅 전략'에 승부건다

이새봄 2021. 6. 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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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용기 제조 SR테크노팩
친환경 소재 기업 탈바꿈
3D모델링 업체 블루프린트랩
가상착용솔루션 상품 추천
농구 등 스포츠에서 '한쪽 발을 축으로 삼아 움직이는 기술'을 일컫는 '피버팅(pivoting)' 전략을 경영에 활용해 체질 강화와 위기에 나선 중소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은 기존 사업 아이템을 한 축으로 삼아 사업을 새로운 쪽으로 전환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해외 판로까지 개척하고 있다.

성공적인 피버팅(전략 급선회)을 이뤄낸 중소기업 중 하나는 SR테크노팩이다. 우유 포장 용기 제조업체인 삼륭물산의 자회사 SR테크노팩은 식품 포장 전문기업이었지만 폐플라스틱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자 친환경 포장 소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산소 차단 코팅 기술인 'GB-8'이라는 소재를 개발했다. 용액 형태로 만들어져 폴리프로필렌(PP) 등으로 이뤄진 라벨에 얇게 도포만 해도 기존 산소 차단 필름보다 더 높은 차단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SR테크노팩 측 설명이다. 일례로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판매되는 냉장 컵커피(RTD커피)는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라벨지에 알루미늄 박을 덧입히는데 지금까지는 라벨을 분리하기 힘들어 재활용하지 못하고 폐기 처분됐다. 하지만 알루미늄박 대신 GB-8을 적용하면 분리배출을 하지 않아도 재활용이 가능해진다. SR테크노팩 관계자는 "네슬레와 스타벅스, 서울우유, 푸르밀 등 냉장 컵커피 브랜드에 이 소재를 적용한 라벨을 공급해 플라스틱 폐기물 1353t을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며 "지난해 네슬레 말레이시아와 계약해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멸균식품과 화장품,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수분 차단성 코팅 필름도 별도로 개발 중이다.

3D모델링 소프트웨어 개발사였던 블루프린트랩은 '인공지능(AI) 가상 착용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3D프린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지만 국내에 3D프린터 보급이 늦어지면서 관련 시장이 더디게 성장하자 방향을 선회했다. 블루프린트랩은 코로나19 확산과 통신 기술 발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증강현실(AR) 분야에 진출해 3D모델링 기술을 얼굴 인식, AI, AR 기술과 결합한 솔루션을 내놓았다. 블루프린트랩이 보유한 3D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용자 얼굴을 3D 방식으로 스캔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안경·주얼리·가발 등 제품을 추천한다. 이 추천 제품은 AR 기술을 적용해 가상으로 착용해볼 수 있다. 블루프린트랩은 이 가상 착용 솔루션을 영국 자동차 브랜드 맥라렌과 프랑스 안경 브랜드 라미에 공급했다.

크리에이트립은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위해 여행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할 수 없게 되면서 '한국 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여행 중에 구매했던 상품을 다시 구매하고 싶다는 기존 고객들의 문의가 늘자 한국 제품을 구매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한국 상품을 외국인에게 소개하고 구매까지 대행해주는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해외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일찌감치 피버팅에 성공한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 전신인 동화합판은 1970년대 국내외에 각종 목재를 공급하는 기업이었지만 목재 수요가 줄자 1980년대 알루미늄 휠 제조 사업에 진출했다. 지금은 현대차·기아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폭스바겐, 포드 등 해외 자동차 기업에도 알루미늄 휠을 납품하며 국내 1위·글로벌 5위권 휠 전문기업이 됐다. 최근에는 알루미늄보다 30% 경량화된 마그네슘 휠을 개발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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