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접종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 8월 생산"

김병호 2021. 6. 27. 17: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황재간 한국코러스 회장 인터뷰
러시아 요청에 2종 동시생산
기존 V와 효과 큰 차이없어
국내 '보톡스' 업체 제테마
공동생산 컨소시엄에 추가
해외 他업체도 위탁생산 요청
"러시아 '스푸트니크' 코로나19 백신을 오는 8월부터 V보다는 라이트(Light) 위주로 생산하겠다."

러시아가 만든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를 위탁생산하는 한국코러스의 황재간 회장(53)은 27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가 한 번만 접종하면 되는 '스푸트니크 라이트' 수출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만큼 국내 생산은 러시아 요청을 받아 라이트 제품이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주 한국코러스는 스푸트니크V 생산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수앱지스와 바이넥스(원료의약품·DS 생산), 종근당바이오·큐라티스·보령바이오파마(완제의약품·DP 생산)에 라이트를 추가 생산하게 됐다고 통보했다. 황 회장은 "기존 컨소시엄에서 휴메딕스가 빠지고,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생산이 유명무실해진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툴리눔 톡신 개발사인 제테마가 지난 23일부로 추가됐다"며 "제테마는 보툴리눔 톡신과 별도로 백신 원액 생산설비 증설을 마쳤다"고 전했다.

스푸트니크V와 라이트 백신 2종을 생산하는 데 따른 시설 변경이나 비용 부담 증가에 대해서는 "전혀 달라지는 게 없다"고 황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 스푸트니크V 생산설비를 아무런 전환 작업 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라이트를 생산한다고 해서 시간이나 돈 이 추가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코러스는 국내 생산한 라이트 백신의 기술 검증을 위해 다음달 1일 밸리데이션 배치(생산분)를 러시아에 보낼 예정이다. 황 회장은 "지난 2~3월 러시아 기술진이 방한해 스푸트니크V 생산공장을 실사하면서 라이트 백신까지 기술이전을 해줬다"며 "지난 12일 러시아 당국이 라이트 백신을 품목허가하면서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라이트 생산을 신속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푸트니크 라이트는 러시아가 자체 개발해 승인한 네 번째 코로나19 백신으로, 얀센과 같이 인간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활용한다. 하지만 2회 접종하는 스푸트니크V에 비해 1회만 접종하는 편리성이 있고 가격이나 보관 조건 등이 유리하다. 황 회장은 "스푸트니크V와 라이트는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각각 약 90%, 80%로 큰 차이가 없지만 한 번만 접종해 빨리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라이트가 유리하다"며 "같은 설비로 V 대비 라이트 생산량이 4배나 되기 때문에 효율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 정부가 중남미나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백신 소외국들에 값싸고 편리한 라이트 제공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 스푸트니크V 출시가 당초 보다 늦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러시아가 라이트 백신을 주 생산 품목으로 하려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황 회장은 "러시아가 유럽의약품청(EMA)과 세계보건기구(WHO)에 스푸트니크 두 제품을 공식 백신으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 출시가 지연된 점도 있다"며 "우리 춘천공장이 스푸트니크 공식 제조소로 등록돼 양 기관으로부터 서류 검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로로 한국코러스는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석했다. 황 회장은 "전 세계에서 스푸트니크 백신 공식 생산 계약을 맺은 해외 24개 업체 가운데 한국에서는 우리만 나왔다"며 "주최 측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스푸트니크 백신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우리가 국내에서 타 업체와 직접 계약할 권한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RDIF로부터 한국 측과 계약한 전략적 파트너사는 지엘라파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황 회장은 다른 해외 백신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스푸트니크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미 허가를 마쳤거나, 또 하나는 임상 3상 중인 2개 해외 백신 제조사로부터 생산 제의를 받았다"며 "추가 설비가 없어 힘들다고 했지만 (그들이) 펀딩해줄 테니 생산 재검토를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한국코러스는 빈혈 바이오시밀러 치료제인 '코로몬'과 항생제 분말 주사제, 복합비타민제 등을 생산한다. 항암제 투여 시 면역력을 높이는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황 회장은 부산대 미생물학과를 나와 대웅바이오 등을 거쳐 2007년 지엘라파를 설립하고 그해 한국코러스를 인수했다.

[김병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