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⑦] 팰리스, 백전노장과 겁 없는 청년들

이형주 기자 2021. 6. 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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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팰리스 윙포워드 윌프리드 자하.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영국/런던)=이형주 기자]

일요일 일요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다!

2020/21시즌 EPL은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자본과 관심이 쏟아지는 리그다웠다. 이에 EPL 20개 팀의 수백 경기를 지켜본 이형주 기자가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 특집으로 매 일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금금세(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도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독자 분들께 해외축구에 대한 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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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⑦] 팰리스, 백전노장과 겁 없는 청년들

크리스탈 팰리스 로이 호지슨 감독. 사진|뉴시스/AP

-크리스탈 팰리스 (38전 12승 8무 18패) <14위>

백전노장과 겁 없는 청년들이 후회 없는 시즌을 만들었다. 

올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를 이끌었던 로이 호지슨 감독은 팀의 잔류를 만들었다. 73세의 호지슨 감독은 순위가 큰 의미 없어진 뒤 37라운드, 38라운드 2경기를 남은 상황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남을 알렸다. 45년 만에 감독계의 거인이 스스로 사실상 프로축구 감독 무대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물론 그가 공식적으로 은퇴를 말한 것은 아니라 시간을 가진 뒤 복귀 가능성도 있다. 

호지슨 감독은 이번 해까지 45년간 프로 축구 감독 생활을 해왔다. 젊은이들에게는 최근 리버풀 FC, 잉글랜드 대표팀의 실패로 인해 안 좋은 모습 쪽을 각인돼있지만, 커리어 초창기 그는 북유럽 축구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또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스위스를 16강에 올려놓았다. 이를 통해 스위스에서는 거스 히딩크급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호지슨 감독은 상기했던 시기 축구 변방이었던 북유럽과 스위스에 압박 축구를 이식시키며 축구계에 광범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런 그가 45년의 감독 생활에 일시적일지, 영구적일지 모르지만 멈춤을 선언한 것이다.  

사실 직전 시즌을 마치고도 호지슨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이어나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을 해왔다. 이에 호지슨 감독이나 팰리스 선수들이나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번 시즌은 그들의 '라스트 댄스' 시즌이었다. 

호지슨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즐겨쓰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중하위권의 전력에도 팀을 유로파리그 결승까지 올려놨던 풀럼 FC 시절이나, 철저한 실패를 맞았던 리버풀 FC 시절, 그리고 이번 팰리스 시절도 모두 4-4-2를 썼다. 

4-4-2가 그렇지만 호지슨식 4-4-2는 더욱더 역할 분배와 활동량이 중요하다. 4-4-2는 넓은 경기장을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같은 비율로 커버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역할 분배가 잘 안되면 혼란이 가중되지만, 잘 되면 같은 활동량으로도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또 전체 활동량 역시 중요한 편이다. 

이 부분들이 잘 됐던 것이 풀럼이었고, 반대로 안 됐던 것이 리버풀이었다. 이번 팰리스는 전자에 상당히 가까웠다. 

올 시즌 역시 팰리스는 4-4-2 포메이션을 썼다. 윙포워드로 활용되던 윌프리드 자하를 공격수로 올려 공격수 한 명과 투톱을 이루게 했다. 미드필더 4명과 수비수 4명은 그대로였다. 간혹 4-3-3적 움직임을 가져가기도 했지만 기본은 역시나 4-4-2였다. 

팰리스 공격수 조르당 아이유. 사진|뉴시스/AP

백전노장이 이끄는 팀이었지만, 그 아래서 움직이는 선수들은 젊음을 뿜어내며 넘치는 활동량을 자랑했다. 최전방 자하를 시작으로 좌우측에서는 에베리치 에제, 안드로스 타운젠드가 열심히 뛰었다. 중원의 자이로 리데발트, 측면 수비 타이릭 미첼 등도 성실히 뛰었다. 호지슨식 4-4-2는 이를 통해 파괴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올 시즌 팰리스는 타 팀들에 비해 스쿼드를 향한 투자에서 크게 밀리는 편이었다. 통크게 1,600만 파운드를 투자한 에베리치 에제를 제외하면 돈을 들인 영입 선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대신 미시 바추아이를 임대로 데려오고 시즌 중반 FA 내서니엘 클라인을 영입하는 등 간신히 돈이 적게 드는 선에서 보강을 했다.

최근 높은 확률로 증명되는 명제는 투자는 곧 성적과 비례한다는 것이다. 사실 영입한 선수나 투자 금액만 봐서는 팰리스가 강등권으로 가도 크게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호지슨 감독이 그간 선수들과 합심해 팀을 잘 만들어왔기에 이를 피할 수 있었다. 

팰리스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 사진|뉴시스/AP

팰리스는 큰 슬럼프 없이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고, 결국 잔류를 만들어냈다. 앞서 언급된 대로 호지슨 감독은 거취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다 승패가 큰 상관이 없어진 2경기를 남기고 팀을 떠남을 발표했다. 홈 고별전과 원정 고별전 모두에서 팬들의 갈채가 쏟아졌다. 백전 노장의 아름다운 퇴장이었다. 

◇올 시즌 최고의 선수 - 윌프리드 자하

자하는 빅클럽 이적설에도 여전히 팀에 남아있고, 여전히 에이스다. 기존에 소화하던 윙포워드는 물론 최전방 공격수 위치에서도 활약하며 11골 2어시스트를 만들었다. 자하는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파괴하는 선수이기에 공격 포인트 외의 공헌도 상당한 편이었다. 

팰리스 미드필더 에베레치 에제. 사진|뉴시스/AP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시즌 중 만 23세 이하) - 에베레치 에제

팰리스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에이스 에제를 데려오기 위해 통 큰 투자를 했다. 이런 투자가 실패하면 팀이 어려워지는 법인데 에제의 경우는 아니었다. 올 시즌 거의 내내 활약하며 팰리스에 기쁨이 돼줬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에제가 시즌 막판 훈련 중 다리 쪽에 시즌 아웃급 부상을 입은 것인데, 현재로서는 차기 시즌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점 설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즌 최악의 경기 - 14R 리버풀 FC전 (0대7 패)

좋은 기억이 아니었던 리버풀 팬들에게는 큰 기쁨이 된 경기였지만 호지슨 감독과 팰리스에는 최악으로 자리한 경기였다. 호지슨 감독은 전에 지휘한 적이 있었던 리버풀을 만나 완전히 무너졌다.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2골을 내주는 등 상대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0-7로 무너졌다. 

팰리스 홈구장 셀허스트 파크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셀허스트 파크)

◇시즌 최고의 경기 - 8R 리즈 유나이티드전 (4대1 승)

에너지하면 밀리지 않는 리즈지만 팰리스가 이날은 상대를 압도했다. 리즈가 팰리스를 상대로 강력한 압박을 가했지만, 팰리스가 이를 상쇄하는 활동량과 특유의 뒷공간 침투로 4-1 대승을 거뒀다.

◇시즌 최고의 베스트11

크리스탈 팰리스 (4-4-2): 비센테 과이타, 타이릭 미첼, 게리 케이힐, 체이크 쿠야테, 조엘 워드, 에베레치 에제, 자이로 리데발트, 루카 밀리보예비치, 안드로스 타운젠드, 윌프리드 자하, 크리스티안 벤테케 *감독: 로이 호지슨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런던/셀허스트 파크)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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