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가격 너무 높았나..금감원 제동에 상장 일정 차질

오로라 기자 2021. 6. 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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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 크래프톤의 IPO(기업 공개)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이 크래프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반려하고,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다. 금감원은 크래프톤이 책정한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가격을 낮추거나, 가치를 증명할 만한 추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 흥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크래프톤이 지난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45만8000~55만7000원이다. 이 회사는 국내 주요 게임사 외에도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과 같은 미국 대형 콘텐츠 업체를 비교 대상으로 삼으며 공모가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제시한 자사 평가 시가총액은 35조원 규모로, 국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18조1340억원)와 넷마블(11조3029억원)을 합친 것보다 많다.

크래프톤의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이미지. 배틀그라운드는 회당 최대 100명의 참가자가 마지막 한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다. /크래프톤

공모가가 공개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비교 대상이 된 기업들은 다수의 흥행작을 갖고 있지만, 크래프톤은 매출의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 단일 게임에서 나와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크래프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이른다. PC·콘솔용 배틀그라운드 게임의 수익까지 합치면 비율은 더 커진다. 당장 회사 가치 상승을 위해 새롭게 내놓는 신작 게임·영화도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공모가를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공모가를 조정하는 것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크래프톤이 기존 가격이 적당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이 밖에도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받게 된 점과 중국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차지하던 시장을 텐센트에 넘겨주고 뒤로 수수료를 받고 있던 사실이 밝혀지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내주쯤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전망”이라며 “일반 청약 시기가 늦춰지며 실제 상장 예정일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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