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의 힘' 이탈리아, 최다 경기 무패 신기록 세우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6. 27. 15: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이탈리아, 연장 끝에 오스트리아전 2-1 승
▲ 이탈리아, 로카텔리-페시나-벨로티-키에사 교체 투입
▲ 키에사 선제골 & 페시나 추가 골
▲ 벨로티 최다 파울 유도(5회) & 로카텔리, 최다 태클 성공(4회)
▲ 31경기 무패 행진(이탈리아 역대 최다 경기 무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교체 출전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탈리아가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UEFA 유로 2020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2-1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는 8강전 진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평소대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치로 임모빌레가 최전방 공격수로 위치한 가운데 로렌초 인시녜와 도메니코 베라르디가 좌우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후방 플레이메이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마르코 베라티와 니콜로 바렐라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와 조반니 디 로렌초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프란체스코 아체르비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가 지켰다. 가용 가능한 선수들 중에서 최정예로 오스트리아전에 임한 이탈리아였다.


전반전은 이탈리아의 주도 속에서 전개됐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전반전 슈팅 숫자에서 12대1로 오스트리아를 압도했다. 하지만 11분경 스피나촐라의 측면 돌파에 이은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16분경 스피나촐라의 컷백에 이은 바렐라의 논스톱 슈팅은 오스트리아 골키퍼 다니엘 바흐만의 다리 선방에 저지됐다. 32분경 임모빌레의 강력한 무회전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가는 불운이 있었다. 42분경 스피나촐라의 슈팅 역시 골키퍼 손끝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 오스트리아의 공세가 시작됐다. 실제 후반 시작하고 22분경까지는 오스트리아가 슈팅 숫자에서 7대3으로 우위를 점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오스트리나는 후반 19분경 주장 다비드 알라바의 헤딩 패스에 이은 최전방 공격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가 골문 앞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었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아슬아슬하게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소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강인한 신체조건과 거친 플레이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중원을 괴롭힌 오스트리아였다.

이에 이탈리아는 흐름을 바꾸기 위해 베라티와 바렐라를 빼고 마누엘 로카텔리와 마테오 페시나는 교체 출전시키며 중원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를 통해 주도권을 다시금 되찾아오는 한편 로카텔리의 신체적인 능력과 페시나의 문전 침투 능력을 백분 활용해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이탈리아는 로카텔리와 페시나 투입 효과를 잠시나마 보는 듯싶었으나 공격 스리톱을 형성하고 있는 임모빌레와 인시녜, 베라르디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오스트리아 공략에 있어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에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임모빌레와 베라르디를 빼고 안드레아 벨로티와 페데리코 키에사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남은 시간 자체가 부족했기에 이탈리아는 공격 변화 효과를 채 보기도 전에 정규 시간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연장전에 접어들면서 이미 교체 카드 4장을 활용한 이탈리아가 정규 시간 내내 선수 교체 한 명에 그친 오스트리아에 체력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바로 이탈리아 교체 투입 선수들이 있었다.

먼저 연장 전반 4분경, 디 로렌초의 전진 패스를 받은 벨로티가 키핑 후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키에사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하지만 곧바로 1분 뒤(연장 전반 5분)에 키에사로부터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로카텔리의 전진 패스를 스피나촐라가 받아선 접고 길게 크로스를 넘겨줬고, 이를 먼포스트에서 자리잡고 있었던 키에사가 머리로 받아낸 후 오른발로 접고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다급해진 오스트리아는 연장 전반 7분경, 지친 아르나우토비치를 빼고 2미터 장신 공격수 사샤 칼라이지치를 교체 출전시키면 공격에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미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이탈리아의 흐름을 끊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탈리아는 연장 전반 종료 직전 또다시 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아나갔다. 인시녜의 강력한 프리킥을 바흐만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이어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안에 자리잡고 있었던 아체르비가 인시녜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선 오스트리아 수비수 두 명과의 몸싸움에서 이겨내면서 패스를 내준 걸 페시나가 접고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오스트리아는 연장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수비형 미드필더 플로리안 그릴리치와 크사버 슐라거를 빼고 두 공격형 미드필더 루이스 샤우브와 미하엘 그레고리치를 연달아 출전시키면 공격 강화에 나섰다. 샤우브는 연장 후반 1분 만에 강력한 프리킥으로 이탈리아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돈나룸마 골키퍼의 환상적인 손끝 선방에 막혔다.

이탈리아는 연장 후반 9분경, 샤우브의 코너킥에 이은 칼라이지치의 다이빙 헤딩 슈팅에 실점을 허용하며 경기 막판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후 오스트리아의 막판 파상공세를 단단한 수비로 저지해내며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 경기 최우수 선수는 단연 스피나촐라였다. 그는 120분 내내 왕성한 활동량으로 경기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고, 무엇보다도 키에사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찬스메이킹 3회와 드리블 돌파 3회를 성공시키며 장기인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스피나촐라이다. 당연히 UEFA 선정 경기 최우수 선수도 스피나촐라의 차지였다.

하지만 교체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연장전 승리도 가능했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먼저 페시나는 결승골의 영웅이고, 후반 교체 출전해 연장전까지 55분 가량을 소화하면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심지어 선제골 장면에서도 페널티 박스 침투로 포지션상 마크맨(왼쪽 측면 수비수) 알라바를 유인하며 키에사에게 노마크 찬스를 제공해 주었다.


이어서 키에사는 귀중한 선제골을 넣었고, 슈팅 3회 중 2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는 고감도 슈팅 감각을 자랑했다. 찬스 메이킹과 드리블 돌파도 각각 1회씩을 성공시키며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전방에서 궂은 일을 해준 벨로티도 숨은 공로자였다. 그는 마무리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37분이라는 짧은 출전 시간 동안 3회의 공중볼을 획득했고, 장기인 키핑을 바탕으로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파울을 유도해냈다. 그가 최전방에서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기에 페시나와 키에사가 수월하게 문전 침투를 할 수 있었다.


로카텔리의 공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94.7%에 달하는 높은 패스 성공률(95.7%의 베라티에 이어 팀 내 2위)을 자랑했고, 키에사의 선제골 장면에서 기점이 된 전진 패스를 찔러주었다. 이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4회의 태클을 성공시켰고, 2회의 걷어내기를 추가하며 수비적으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렇듯 이탈리아는 교체 선수들이 제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오스트리아에게 2-1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사실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제각각의 개성을 갖춘 다양한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 괜히 이탈리아가 12연승 포함 31경기 무패 행진(26승 5무)을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31경기 무패는 이탈리아 역대 최다 경기 무패 신기록에 해당한다(종전 기록은 1939년에 비토리오 포초 감독이 달성했던 30경기 무패). 다양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이탈리아가 이번 대회에서 호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