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진심인 은행원 "컨설팅, 행복해서 합니다"

이윤형 2021. 6. 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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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수 KB국민은행 부장 '집 살까요? 팔까요?' 발간
"내집 마련하는 이들의 고민 담았다"
전인수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

"사실 어떤 물건에 의견을 덧붙인다는 건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상담에 만족해하고, 저의 컨설팅을 믿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을 볼 때 보람을 느꼈어요. 주말에도 의뢰인들과 함께 발품을 팔았던 건 그 때문일 겁니다. 의뢰자가 행복해하면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어요."

평범한 은행원으로 남기 싫어 부동산 책을 펼친 남자는 어느새 부동산 박사가 됐다. 전인수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은 이제 자신을 믿어주는 의뢰인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다. 부동산이 좋아서, 도움이 필요한 이의 얼굴에 작은 희망이 꽃피는 게 좋아서. 힘든 일도 자기 일처럼 나서는 그의 마음은 그의 별칭이기도 한 '순정남 왕경태'의 마음과 꼭 닮아 있다.

전 부장은 이달 초 부동산학 석·박사 시절부터 정리해온 상담노트를 추려 '집 살까요? 팔까요?'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이름처럼 지금 집을 사야하는지, 팔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은 없다. 하지만 대출 계획 실패로 전셋집도 마련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이, 새 출발을 앞둔 맞벌이 신혼부부 등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함께 고민한 흔적은 전 부장의 따듯한 마음과 함께 담겨있다.

그는 "나도 똑같은 고민을 했었다. 주택 매입을 놓고 밤을 새웠고, 때론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으며, 눈앞에 놓인 대출금 상환을 걱정하기도 했었다. 이 책은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내 이웃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 이웃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함께 답을 찾다보면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답을 찾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집 때문에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현명한 선택을 위한 작은 나침반이 됐으면 좋겠다는 전 부장은 "답을 함께 찾아서 실행에 옮겼을 때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기쁨을 잊지 못해 상담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부동산 컨설팅은 이제 취미가 됐다며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부동산 이야기를 하면 행복하다'는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전 부장은 "임장활동을 하고 부동산 컨설팅을 하다보면 덩달아 행복해진다. 요즘은 바빠서 많이는 못하지만, 행복해지는 취미를 가진 건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저에게 컨설팅을 받는 분들도 행복하실 겁니다. 모든 컨설팅은 무료거든요.(웃음)"

전 부장은 이 책이 거창한 컨설팅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냉철한 분석과 전문적인 지식은 고스란히 들어나 있다. 부동산 박사이기 이전에 은행원인 전 부장이 '집을 고르는 원칙'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는 부동산 상담 때 지인의 자금 여력, 채무 상환 능력과 건전성 등을 기본적으로 확인한다"며 "집을 구할 때 대출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져야지, 그게 불행의 씨앗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끝없는 상승만을 바라보고 무리한 '영끌'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주택 가격 하락에 매도는 안 되고 금리는 상승했던 삼중고로 '하우스 푸어'를 양산했던 것이 불과 10년도 안 됐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부장은 그가 생각하는 집에 대한 얘기도 건냈다. 그는 치솟는 집값에 집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 지금, "'내 집'의 의미는 무엇일까?"란 질문도 던졌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때 '어디에 사느냐'와 '어디에 투자했느냐'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그리고 집이 신분의 일부가 됐고,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이런 주거 신계급주의에 젖어들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안타깝게도 신계급주의를 만들어낸 것은 우리들 자신이라며 집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전했다.

그는 "우리는 가끔 집값에 매몰되어 집에 대한 본연의 가치를 잠시 망각할 때가 있다. '집'은 어디까지나 '집'이어야 한다. 아직도 나는 하루 이틀 집을 비웠다 현관문을 열 때면 '내 집이 주는 평안함'을 느낀다. 때론 아주 먼 여행에서 돌아온 것처럼 깊은 평안함을 느낄 때가 있다. 집은 그런 곳 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형기자 ybr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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