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거 IT혁명 견줄 바이오혁명 온다"

팔로알토(미국)=이학렬 특파원 2021. 6. 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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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美스탠퍼드교수 겸 스타트업 창업자가 바라본 포스트 팬데믹
미국 팔로알토에 마련한 새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이진형 앨비스 대표이자 스탠퍼드대학 교수 / 사진제공=앨비스


"포스트 코로나19(COVID-19) 시대에는 IT(정보기술)분야에서 보았던 혁명이 바이오에서 일어날 수 있고, 지금은 (혁명이) 꿈틀거리는 시점입니다. 1등이 아닌 기업에게도 좋은 기회가 생길 겁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환자수가 여전히 최대지만 가장 먼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의 상징과 같았던 마스크도 서서히 벗고 있다. 원동력은 백신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대 및 공대 교수이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바이오 스타트업 '앨비스(LVIS)'를 창업한 이진형 교수는 "전세계를 강타한 전염병과 이를 극복하게 한 백신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산업은 헬스케어(바이오)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년간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면서 이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은 물론 일하는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뀔 것으로 봤다. 새로운 모델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대학은 물론 기업과 산업 순위도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기업 순위 바뀐다
-캘리포니아가 15일 코로나 관련 규제 대부분을 철회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가고 있다. 팬데믹 이후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모든 직장에서 원격 근무를 하냐 안하냐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원격근무를 전체적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격으로 해도 무리가 없는 세분화된 작업은 원격근무가 가능하겠지만 창조적인 일을 함께 하는 집단에서는 원격근무가 어려울 것이다.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도 원격근무로 바뀔 것이다. 조직화가 전반적으로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건 원격근무로 하고 어떤 건 하지 않냐 등 어떻게 나눌 것인가가 회사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대학 교수이기도 하다. 지난 1년간 온라인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육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팬데믹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고 영향도 컸던 분야는 당연히 교육이다. 학부모들도 동의하겠지만 모든 교육을 원격으로 할 순 없다.

-대학은 어떻게 바뀔까.
▶대학은 3가지 기능이 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과 교수와 학생, 동료들과의 상호작용이 있다. 상호작용엔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고하는 방법, 가치에 대한 교육도 포함된다. 창의적인 연구도 대학의 기능 중 하나다. 지식전달 측면에서 보면 팬데믹 이전에도 많은 온라인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이미 대학의 기능이 축소되고 있었는데 (팬데믹이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대학 교육도 시대 변화에 맞춰 어떤 교육은 대면으로 하고 지식전달은 어떻게 원격으로 할 지 새로운 모델을 정립할 때다. 빨리 적응하는 학교가 대학 순위도 오를 것이다. 새로운 변화가 많은 시기에는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에 따라 순서가 바뀐다. 1등이 아닌 교육기관이나 산업,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몸 담고 있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선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그동안에는 여러 규제로 (진료를 받기 위해선) 직접 병원에 가야했지만 팬데믹으로 변화가 생겼다. 온라인 플랫폼이 큰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원래도 중요했지만 팬데믹 기간 중 예방과 검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더욱 자리를 잡았다. 검진과 예방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가진 기업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승자독식 시대, 바이오산업에서도 열린다
팔로알토의 앨비스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진형 앨비스 대표 / 사진제공=앨비스

-IT에서는 승자독식이 있지만 바이오는 여러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왜 그런가
▶바이오에서 승자독식을 못하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다. '보물찾기' 방식(여러 후보물질을 시험해 신약을 찾는 방법)은 확장적이지 않다. 제약산업은 보물찾기 방식이어서 가격이 비싸고 효과도 없는 경우가 있다. 이렇다보니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이노베이션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은 현재 상황이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IT에서 본 혁명이 바이오에서 일어날 수 있고 꿈틀거리는 시점이다. 아직 승자도 결정되진 않았다.

-높은 집값, 교통난 등으로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기업이 생기면서 실리콘밸리도 변할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
▶실리콘밸리는 이노베이션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허브가 됐는데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이노베이션) 문화를 만드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해서다. 우려가 없지는 않다. 이노베이션 결과로 많은 부를 축전한 이후에도 이노베이션 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계속 돈만 벌려는 문화가 보인다. 이노베이션을 지향하고 사회를 이롭게 하는 기술에 투자하고 노력해야 미래가 밝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경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우려되는 건 돈을 버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는 점이다. 돈을 버는 것만을 목표로 하면 사회악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잘못된 회사가 포장을 잘해서 IPO(기업공개)를 하면 (잘못이 드러나 주가가 떨어져) 많은 사람이 손해를 보게 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국민 세금인 정부지원금이든 개인 투자금이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에만 투자하면서 전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돈을 벌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그것이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이기도 하다. 결국엔 사회에 도움이 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더욱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직된 제도 바꿔야 창업 많아진다
이진형 앨비스 대표 / 사진제공=앨비스
-구글을 창업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스탠퍼드대학 졸업생은 물론 교수도 창업을 많이 한다. 앨비스도 같은 경우인데 스탠퍼드대학이 어떤 도움을 주는가.
▶창업을 장려하는 사업을 많이 한다. 예컨대 스타트엑스(Start X)와 바이오디자인은 창업에 대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학교가 직접 투자하기도 하는데 구글에서 쓰는 IP(지적저작권)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앨비스도 투자를 받았다. 성공 경험이 많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한다. 논문을 쓰는 데서 끝내지 않고 사회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게 교육기관의 목표라고 본다. 학교가 이노베이션을 장려하면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의 대학교도 창업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부족해 보인다.
▶2가지 큰 이유가 있다. 하나는 문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격려하는 분위기가 없다. 리스크를 테이킹(감수)하고 성공하면 리워드(보상)를 줘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실패가 아닌 성공을 장려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혁신) 문화를 이끄는 제도가 있어야 하는데 경직된 법이 많아 어렵다. 한국은 인적자원이 훌륭함에도 기회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문화 때문에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인재가 드물다. 바꾸려면 어렸을 때부터의 교육과 인센티브 구조, 사회적인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기술이 많이 발전했는데 기술의 발전은 곧 승자독식을 의미한다. (누군가 독식하기 전에) 빨리 적응해서 기회를 잡지 못하면 기회가 없을 수 있다. 빨리 행동해야 한다.

-과학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스탠퍼드대학 의대와 공대 교수로 임용됐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따르려는 후배들이 많다. 해주고 싶은 말은.
▶한국의 인재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건 도전정신을 좀 더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지금 어렵더라도 좀 더 도전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도전했으면 한다. 다른 하나는 책임감이다. 자신의 선택이기 때문에 실패해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목표와 가치관이 확실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감을 가지면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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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미국)=이학렬 특파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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