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수싸움에 대만·이란까지..북, 美 우선순위서 멀어지나

노민호 기자 2021. 6. 2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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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28일 화상 정상회담..美 공동 대응 논의 전망
전문가 "美, 中과 경쟁 감안 '러시아 관리 모드' 돌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중패권 경쟁 속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화상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를 통해 '반미연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큰 상황.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김여정·리선권 담화'로 대화 거부 입장을 밝힌 만큼 당분간 미중러 삼각외교에 외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5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화상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했다. 단 세부 의제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러 정상은 지난달 19일 중러 양국의 원자력 협력 프로젝트인 '중국 장쑤성 톈완 원전 및 랴오닝성 쉬다바오 원전' 착공식을 화상으로 참관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번에 다시 만나는 것으로 양국의 '우호'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중 패권경쟁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시진핑 주석은 대미 경쟁에서 후원군을 확보하는 이른바 '윈윈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회담으로 관측된다.

이에 맞춰 이번 중러 정상회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 되고 있는 미국 주도의 서방의 대(對) 중국 견제 전선 구축을 두고 중러 양국의 공동 대응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이 최근 주요 7개국(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견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서다.

아울러 미국 입장에서 중러 '밀착' 행보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중러 관계의 틈을 벌리려 하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다는 부분도 북중관계를 감안한 대응책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긴장의 국면에도 불구, '전략적 안정'을 위한 공동의 협력 공간을 열어둔 바 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의 북핵 접근법을 엿볼 수 있는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계획)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관측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15년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조건으로 체결된 핵합의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를 선언하며 현재 '표류'하고 있다.

핵합의 복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까지 6차례 이란과 핵합의 참여국들과의 간접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선(先) 핵합의 준수 후(後) 제재 철회'를 놓고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 19일 강경보수 성향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이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일각에서는 협상 진행이 더욱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만 사안이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측면도 바이든 행정부 발등에 떨어진 '외교 과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중국의 전투기와 폭격기 등을 포함한 군용기 28대가 진입한 뒤, 미국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은 지난 22일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또한 중국은 최근 대만해협과 동중국해를 감시하는 공군부대에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을 배치하기도 했다.

일련의 외교 과제를 감안할 때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분간 상황 관리 차원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게 한다. 북한이 미국의 대화 손짓에 거부 의사를 밝혔고, 북미 교착 국면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은 '전향적 대북 접근법' 등을 자제할 것이라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서로 뭉치지 않도록 사실상의 각계 격파를 진행 중"이라며 "최근에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관리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러시아와의 경쟁이 심화되면 중국과의 경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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