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숨진 중국 산악마라톤 "가장 위험한 지점에 의료진·보급품 없었다"
전체 참가 선수의 12%인 21명이 숨진 중국 북서부 간쑤(甘肅)성 산악 마라톤 대회 사고에 대해 중국 정부가 1만9000자 분량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선수들이 보온 장비를 지니지 않았고, 구조 요청 메시지가 전달되고서도 2시간 가까이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가장 험로에 구조 장비가 없었고, 가장 위험한 순간에 통신 연락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했다.
간쑤성 정부는 지난 25일 밤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게시했다. 중국은 간쑤성 응급청장을 팀장으로 공안, 체육, 기상 부문 전문가를 동원해 한달간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는 갑작스런 날씨 변화, 출전 선수들의 보온 의류 부족, 대회 개최 기간의 준비 부족 등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22일 오전 9시 경기가 시작돼 일부 선수가 GPS 장치를 통해 11시50분까지 구조 요청을 보냈지만 주최 측이 응답하지 않았다. 오후 12시 17분 대회 주최 측의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에 구조 요청이 쇄도하고 개별 구조에 나섰지만 경기를 진행했고, 오후 2시10분쯤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사상자는 해발 1347m인 2번 체크포인트와 해발 2230m인 3번 체크포인트 사이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이날, 이 지역의 체감온도는 정오 무렵 영하 5도까지 떨어졌다. 100㎞ 산악 마라톤 구간에서 가장 험한 지점이었지만 3번 체크포인트에는 의료진이나 차량도 없이 경기 보조요원 2명만 배치됐다. 보고서는 “가장 험난한 고지대 구간(2230m)에 의료진이나 (음료 등 비상식품) 보급대가 없었고 통신 여건이 나빠 가장 위험한 순간 연락이 원활하지 않다”며 “비상 계획과 안전 조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응급 구조 역량이 크게 미흡했다”고 했다.
보고서는 관리, 주최 측 등 27명을 책임자의 실명을 적시했다. 앞서 지난 9일 대회 관리 책임을 진 징타이(景泰)현 당서기가 집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고가 난 대회는 지난달 22일 간쑤성 징타이현 바이인시의 황허스린 지질공원에서 열렸다. 하지만 높은 고도에서 기온이 떨어지고 구조가 늦어지며 선수 2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는 중국 울트라 마라톤 대회 우승자 출신인 량징(樑晶) 등 선수급 참가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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