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한 모습에 눈물이.." 北 매체, 김정은 체중감량 인정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픕네다. 모든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 ) 눈물에 젖어 나옵네다.”
북한 한 주민은 지난 22일 TV로 방영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어떻게 보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북한 주민이 공개적으로 김정은의 외모, 건강 상태 등과 관련해 견해를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다. 당 차원에서 ‘김정은의 체중 감량설’을 사실로 공개 시인하며 ‘신변 이상설’ 등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올 초만 해도 140kg 상당의 체구였지만, 최근 한 달 만에 나타난 자리에서 눈에 띄게 체중이 감량된 모습을 보여 각종 설을 불렀다. 이런 가운데, 관영 통신이 김정은 건강 상태를 주민의 입을 빌려 ‘수척’ ‘가슴이 아프다’ ‘눈물에 젖는다’ 같이 표현하면서 불안한 여론을 ‘애민주의’로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22일 방영된 ‘국무위원회연주단 공연’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25일 보도했다. 실제 공연은 지난 20일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 김정은이 참석했다. 이달 초 당 회의에 손목 시계를 이전보다 더 조여 맨 모습이 포착된 김정은은 공연장에서도 턱선이 이번보다 더 또렷하게 보이는 등 체중이 줄어들어 보였다. 당 회의에 대한 노동신문 보도 사진, 22일 TV방영 장면 등을 통해 김정은 건강 상태가 북 주민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입담에 오르자, 관영매체가 이를 보도하며 공식화한 것이다.
북한은 2014년 김정은이 발목 수술로 40여 일간 잠행했을 때도 조선중앙TV의 기록영화를 통해 ‘불편하신 몸’을 언급하며 그의 신변 상황에 대한 언급을 간접적으로 내놓았다.
다만 지난해 ‘스탠트 시술’을 받았다는 설이 제기됐을 때는 관련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당시 김정은이 현지지도에서 걷지 않고 카트를 이용한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 공개됐는데, 일각에서는 이 모습이 북한 당국이 노출한 ‘힌트’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또 김정은의 팔에 과거에 없던 검은 점이 포착됐는데, 이 역시 스탠트 시술의 흔적 중 하나로 지목됐다.
김정은은 170cm라는 신장에 비해 체중이 140kg에 달해 30대의 나이임에도 중장년층에서 나타나는 성인병 증상을 보여왔다. 음주와 함께 담배도 ‘골초’ 수준이다. 그의 아내 리설주는 2018년 4월 한국 특사단과의 만찬에서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정은에게 금연을 권유하자 “담배를 끊기를 부탁하지만 들어주지 않는다”는 속사정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 해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도 방북하고 돌아와서 “리설주가 남편(김정은)에게 흡연의 해로움에 대해 말한다고 하더라”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전직 고위 보안 당국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체중 감량을 그의 단순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 코로나·식량난 등 어려운 국정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식사도 거르며 노력한다는 메시지도 선전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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