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쏠리는 UFO 실체.. '외계인 우주선' 과연 사실일까? [이슈 속으로]

박진영 2021. 6. 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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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담 둘러싼 뜨거운 진실 공방
美정부, 6개월간 20년치 120여건 조사
지구 밖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 재조명
명확한 결론 못 내려.. '음모론' 선긋기
금기시돼 오던 UFO '공론의 장' 형성
결정적 증거 없지만 가능성 배제 못해
주류 과학계와 협력 공동연구 나서야
UFO 음모론의 진원지인 미국 네바다주 공군 비밀 기지 ‘51구역’ 인근 관광명소인 레이철 모습. 상상 속 외계인 우주선을 형상화한 비행접시가 눈에 띈다. 트래블 네바다 캡처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외계 생명체가 있으리란 가설을 증명하는 건 인류 최대 난제다. 그 중심에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미확인 비행물체) 목격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있다. UFO 신봉자들은 UFO가 외계인 우주선이라 주장해 왔지만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한 세기 가까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UFO 목격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새삼 재조명됐다. 다만 최근 UFO가 외계인 우주선인지 아닌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美, 때아닌 조사 ‘왜’?… “국가안보의 잠재적 위협” 재조명

‘외계인 과학기술의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외계인 우주선일지 모른다는 이론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달 초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고위 관료들 발언을 인용해 국가정보국(DNI)이 6개월간 조사 끝에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DNI는 지난 20년간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목격한 ‘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a·미확인 비행현상) 120여건을 조사했다. 미 정부는 UFO를 UAP라 부른다.

25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공개될 예정인 보고서엔 UAP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일례로 미 해군 전투기 FA-18 슈퍼 호닛 조종사였던 라이언 그레이브스 예비역 중위는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3월까지 거의 매일 미 동부 해안 상공에 바람을 거슬러 움직이는 팽이 모양 물체가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2004년 11월엔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 소속 전투기 2대가 샌디에이고 해안에서 날개가 없고 추진 수단도 분명치 않은 민간기 크기의 흰 타원형 물체와 맞닥뜨렸다. 전투기 한 대가 자세히 보기 위해 하강하자 돌연 상승해 사라졌다.

또 고속에서 방향을 쉽게 바꾸고 회전하는가 하면, 표면에 나사와 못이 보이지 않았다는 목격담도 있다. 이런 것들이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기밀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비행체들이 아니냐는 음모론엔 선을 그었다. 120여건 대부분 미군이나 정부의 첨단기술과는 관련이 없었다.

UFO 목격담에 대한 조사는 상원 정보위원회 의원들 요청으로 이뤄졌다. 의원들은 UFO를 ‘국가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보고 DNI와 국방장관에게 정부가 알고 있는 것을 기밀이 아닌 보고서로 제출하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이를 승인했다.

미국의 군·정보 당국자들은 일부 UFO는 경쟁국인 중국이나 러시아의 극초음속 기술 실험 때문일 수 있다고 본다. 중국과 러시아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이 무기는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다. UFO가 중국이나 러시아의 항공기라면 두 나라의 극초음속 기술 연구가 미국을 앞질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UFO 목격 보고 30년간 23배↑… ‘외계 우주선’ 증거는 아직

UFO 목격담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는다. UFO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체인 미국 내셔널UFO보고센터(NUFORC)에 따르면 전 세계 UFO 목격 보고 건수는 1990년 319건에서 지난해 7267건으로 30년간 약 23배 폭증했다. 대다수는 별이나 위성, 비행기, 드론(무인기), 기상관측용 풍선, 새, 박쥐로 판명 났다.

1947년 6월 미 워싱턴주 레이니어산 인근 상공에 초음속으로 이동하는 초승달 모양 물체 9개가 나타났다는 게 세계 최초의 UFO 목격담으로 평가된다. 민간 조종사 겸 사업가 케네스 아널드(1915∼1984)는 소형 비행기를 몰다 이 물체들을 봤다며 그 속도를 시속 수천㎞로 추정했다. 여기서 비행접시란 말이 유래했다.

같은 해 7월 ‘로스웰 사건’도 유명하다. 미 뉴멕시코주 로스웰에서 발견된 고무와 나무, 포일, 테이프, 종이 조각들이 외계인 우주선 잔해란 주장이다. 미 정부는 기상관측용 기구가 추락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부가 우주선 잔해와 외계인 시신을 네바다주의 공군 비밀 기지인 51구역으로 옮겨 조사하며 외계인의 지구 방문 증거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았다.

UFO는 냉전 시대의 산물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로켓 개발과 맞물려 관심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U-2 같은 정찰기인 경우가 많아 미 정부는 국가안보 프로젝트 보호를 위해 침묵과 부인으로 일관했다.

미 정부는 내부적으로는 각종 프로젝트를 통해 UFO가 외계인 우주선이란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1948년 ‘프로젝트 사인’을 시작으로, 1952∼1969년 ‘프로젝트 블루 북’에서 약 1만2000건을 조사했고 이 중 701건이 미제로 남았다. UFO를 더 이상 연구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 하에 2007년 ‘고등 항공우주 위협 식별 프로그램’(AATIP)을 개시하기까지 정부 차원의 조사는 38년간 이뤄지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AATIP 일환으로 해군 등이 제공한 레이더 데이터, 영상 등을 2012년까지 비밀리에 분석했다. 책임자였던 루이스 엘리존도가 2017년까지 프로그램이 운영됐다고 폭로하고, 정부가 UAP를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해 여름 국방부에 UAP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의회에 제출될 보고서엔 이 TF의 조사 결과가 포함된다.
지난해 4월 미국 국방부가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찍은 영상이라며 공개한 UFO 모습. 미 국방부 제공, 세계일보 자료사진
◆美서 UFO 문제 공론화 ‘첫발’… “주류 과학계, 연구 나서야”

미 정부의 이번 조사로 UFO에 대한 공론의 장이 형성되고 있다. NBC방송은 “(1947년 첫 UFO 목격담이 나온 뒤) 금기와 조롱의 대상이었던 UFO에 대해 사람들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상원의원과 과학자, 국방부, 전직 대통령과 중앙정보국(CIA) 국장, 나사(항공우주국) 관계자, 월가 경영진과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공개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달 CBS방송 인터뷰에서 “하늘에 있는 (미확인) 물체들에 대한 영상과 기록들이 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궤적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빌 넬슨 나사 신임 국장은 “UFO가 외계인의 지구 방문 증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는 건 시기상조”란 소신을 밝혔다. 이어 “해군 조종사들이 묘사한 특성 때문에 UFO가 광학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각각 오바마,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CIA 국장을 지낸 존 브레넌과 제임스 울시도 “설명할 수 없는 비행현상의 증거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DNI를 지낸 존 래트클리프 역시 “UFO 목격 사례는 공개된 것보다 훨씬 더 많다”며 “상당수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UFO 신봉자들은 환영하는 기색이 뚜렷하다. 워싱턴의 유일한 UFO 관련 로비스트인 패러다임 리서치 그룹(PRG) 스티븐 바셋 이사는 “마침내 이 운동이 빛을 보게 됐다”고 기뻐했다.

보고서 전문을 대중에 공개하는 한편, 주류 과학계도 연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나사의 행성과학자 라비 코파라푸와 블루 마블 우주과학연구소(BMSIS) 연구원인 제이컵 하크미스라는 지난달 말 워싱턴포스트 공동 기고를 통해 “UFO와 UAP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너무 오랫동안 금기시돼 왔다”며 “UAP가 뭔지 알고 싶다면 주류 과학계를 연구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류 과학자들이 찾아낸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면 UAP 연구는 항상 비주류 과학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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