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수술실, 증거 있어도 대리수술 증명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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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병원의 대리 수술 등 비윤리적 의료행위로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가 논란이다.
수술실 내부에서 문제가 생겨도 증명할 길이 없는 탓에 동영상 등 구체적 증거가 있는 대리 수술 의혹 사건에서조차 피의자들이 부인하면 수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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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일부 병원의 대리 수술 등 비윤리적 의료행위로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가 논란이다.
수술실 내부에서 문제가 생겨도 증명할 길이 없는 탓에 동영상 등 구체적 증거가 있는 대리 수술 의혹 사건에서조차 피의자들이 부인하면 수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대리 수술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 등)로 입건된 광주 서구 A 척추전문병원의 의사와 간호조무사 6명을 순차적으로 소환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A 병원에서는 2018년 특정 시기에 간호조무사들로 채용된 이들이 수술실에서 의사 대신 수술을 한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내부고발자는 경찰에 대리 수술 정황이 찍힌 동영상 10여개와 수기로 작성한 수술 기록지 수백 장을 증거로 제출했다.
동영상에는 간호조무사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수술 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피부의 봉합을 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찍혀 있다.
수술 기록지에는 간호조무사들이 수술 과정에서 피부의 절개와 봉합은 물론, 척추 수술인 핵심 의료 행위까지 의사 대신 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는 A 병원에서 상습적으로 대리 수술 행위가 자행됐음을 시사하는 자료들이지만, 곧장 증거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들이 동영상 속 인물이 "내가 아니다"고 부인하거나, 장면 속 행위가 "수술 행위가 아니다"고 부인할 경우 증거가 될 수 없는 탓이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동영상 속 인물이 피의자임을 증명하고, 영상 속 행위가 수술 행위임을 입증하기 위해 영상을 정밀 분석하는 등 증거 능력 확보에 진땀을 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대한 분량의 수술 기록 정황 등을 공식적인 수술 기록 등과 일일이 대조하며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A 병원 측은 대리 수술 의혹이 불거지자 "대리 수술 의혹이 악의적인 허위 주장"이라며 "(내부 고발자라는 의사가) 자신이 편집한 동영상과 병원 공식문서도 아닌 자필로 적은 허위 기록지를 만들어 대리 수술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따라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받는 이들 대부분도 대리 수술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측돼 경찰이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수술실이 폐쇄적 공간이라 다른 진술이나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워 내부고발자가 제출한 자료의 증거능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며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관련 혐의를 명확히 규명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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