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콤달콤' 이계벽 감독 "완벽한 이별 그리고 싶었죠"

양소영 2021. 6.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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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벽 감독이 `새콤달콤`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밝혔다. 제공|넷플릭스

영화 ‘야수와 미녀’ ‘럭키’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등을 연출한 이계벽 감독(50)이 현실 로맨스 ‘새콤달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영화 ‘새콤달콤’은 매번 해도 어려운 연애, 하지만 그 새콤달콤한 연애의 맛에 제대로 빠져버린 달콤한 연인 장혁(장기용 분)과 다은(채수빈 분), 그리고 새콤한 매력의 보영(정수정 분)까지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2016)을 리메이크했다.

이계벽 감독은 리메이크 과정에서 신경 쓴 부분을 묻자 “이전에 ‘럭키’ 때도 비슷한 말씀을 드렸다. 리메이크할 때 고려한 건 없다. 이 영화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까에 중점을 두는 편”이라며 “원작의 장점이나 내가 느낀 것, 이야기 구성만 가져오고 전체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그런 정서를 찾는 게 중요하다. 리메이크란 생각은 잘 안 한다. 제 영화를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뻔하지 않았던 로코’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는 그는 “제가 로맨틱 코미디로 데뷔했다. 그리고 로코를 무수히 시도했다가 공백기를 갖게 됐다. 고민하던 차에 EBS에서 영화 ‘야수와 미녀’가 방영됐다. 그때 든 생각이 제가 감정을 전달하는 ‘에이지(age)’ 낮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음번에 영화를 한다면 ‘에이지’가 높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랑을 이뤄야 하는 시기, 사랑을 만나고 어떤 결실을 맺어야 하는 때가 온다. 그 나이를 이야기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로코는 묘하게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거 말고 다른 얘기를 하면 어떨까 했다. 성장보다는 완벽한 이별을 그리고 싶었다. ‘새콤달콤’은 성장보다 현실인지를 통해 주인공의 관계가 더 성숙해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새콤달콤` 이계벽 감독은 장기용 채수빈 정수정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공|넷플릭스

이 감독은 배우 장기용 채수빈 정수정 캐스팅에 만족스러워했다. 세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그는 “굉장히 사랑스럽고 멜로 연기를 많이 한 분들을 1순위로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볼 때 멜로 영화라는 생각을 해주고 접해주길 바랐다. 기존에 그런 연기를 많이 한 분들이나 그런 이미지가 있는 분들을 찾았다”고 답했다.

이어 “‘새콤달콤’을 할 때는 한 신, 한 신이 배우들이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신을 나눌 때 너라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다. 배우들의 개성을 녹여내려고 했다. 캐릭터가 배우들 또래라 감정이나 그런 걸 살리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감독은 “세 배우가 연기에 대한 순발력 집중력을 갖고 있다. 장기용은 연기할 때 순간적으로 습득하는 게 많다. 채수빈은 엄청난 기본기가 있는 친구다. 발성이나 그런 것뿐만 아니라 연기에 대한 자세가 좋은 본보기가 될 정도다. 정수정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많았던 친구다. 현장에서 본 정수정은 누구 못지않게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있었다. 앞으로 연기자로서 대성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경영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많은 분이 또 이경영이냐고 하실 수 있는데, 오히려 한국영화 안에서 이렇게나 모든 캐릭터를 소화해주실 수 있는 분이 또 없지 않나. 그런 배우가 우리 영화에 나온다면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도 이경영 배우가 나오는 좋은 한국영화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캐스팅할 때만 해도 이런 연기를 하실까 싶었다. 강력하고 묵직한 연기를 많이 하셔서 이런 젊은 친구들의 코미디 로맨스 영화에 출연해 주실지 걱정했는데 오히려 너무 재미있어 해주셨다. 그리고 ‘택시는 떠나면 다른 택시가 있지만 사람이 떠나면 다음은 없다’는 그 명대사는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셨다. 저의 부족함과 이 영화의 모자란 명대사를 만들어줘 정말 감사하다”며 재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극 중 이경영의 존재에 대해서는 “큐피트로 해석하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신인가 하더라. 귀신이라는 반응도 있다. 저의 의도는 장혁과 보영이 두 사람의 관계 안에서 사랑이 싹트면 불륜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을 주지 않는, 분위기만 만드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냥 회사 사정 많이 알고 오지랖 넓은 경비다. 장혁이랑 보영이랑 사귀라고 하는 건 아니고,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는데 장혁이 착각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영화의 반전의 열쇠였던 이우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우제에게 처음 캐스팅을 할 때 사과했다. ‘우리가 너를 비밀로 간직해야 해’라고 말하면서 사과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우제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지 못하는 게 미안하고 아쉽다. 우제는 맨 처음에 연기 경험이 별로 없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너무 잘해서 정말 놀랐다. 키도 장기용이랑 비슷하고 얼굴도 비슷해서 살이 빠지면 장기용과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 그래서 반전에 더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새콤달콤` 이계벽 감독이 이경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공|넷플릭스

‘새콤달콤’은 지난 4일 넷플릭스 공개 후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오늘의 콘텐츠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계벽 감독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것에 대해 “극장에 대한 그리움은 있다. 코미디 영화다 보니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못 듣는다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새 직장에 출근하는 긴장감이 있다. 이렇게 톱10에 오른 건 수정이 팬들이 인스타에 많이 올려서 그렇구나 싶다. 어느 정도인지 체감이 잘 안 된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했을 때 전 세계 분들이 본다는 감이 없었는데, 색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배우들의 반응도 공개했다. 그는 “배우들도 넷플릭스를 통해 콘텐츠를 보는 게 익숙해진 젊은 친구들이라 전세계적으로 연기가 보여진다는 생각에 훨씬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공개된 후 기억에 남는 반응을 묻자 “한 블로그에 있던 글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본 후 내 옆의 남편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고, 과거에 있던 연애를 거쳐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글이다. ‘새콤달콤’을 통해 관객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저는 유쾌한 게 좋다. 제가 만드는 영화는 고집하지 않더라도 코미디가 되어가더라. 스릴러를 써도 왜 스릴러가 웃기냐고 한다. 코미디의 매력은 남들을 웃겼을 때 쾌감인 것 같다. 극장에서 제가 원하는 장면에서든 원하지 않는 장면에서든 관객의 웃음소리를 들었을 때 쾌감이 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도 코미디의 장점이다. 앞으로도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 차기작도 준비 중이다. 아직 말씀 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빨리 들어가고 싶다.(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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