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요?"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1. 6.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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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2019년 천안문 망루에 나란히 선 후진타오, 시진핑, 장저민 /사진=AFP

"중국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요?"

얼마 전 만난 지인이 점심을 하면서 필자에게 한 말이다. 뉴스 댓글을 보면서 네티즌의 반중감정이 크다는 건 알았지만, 네티즌은 너무 감정적이라 생각해오던 차였다.

그런데 상당히 이성적이라고 여겼던 지인까지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하자 네티즌뿐 아니라 50대를 포함한 전 연령층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작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필자가 중국 생활을 마무리하기 전인 2014년 초만 해도 한중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한류가 중국에서 최고점을 찍는 등 중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시선은 우호적이었고 우리나라도 너무 한중 관계를 낙관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 와서 보면 2015년 9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에 참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왼쪽에서 나란히 걸어가면서 천안문 망루에 오를 때가 한중 관계의 정점이었다.

그후 2016년 7월 우리나라가 사드(THAAD) 배치를 공식 발표하고 중국이 경제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한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때만 해도 중국이 저러진 않았을 텐데, 시진핑 시대로 접어들면서 중국이 달라졌다. 이유가 뭘까.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대국굴기로
덩샤오핑 /사진=중국 인터넷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변화를 대표하는 몇 가지 용어가 있다. 바로 '도광양회(韜光養晦)'와 '유소작위(有所作爲)', '화평굴기(和平?起)'와 '대국굴기(大國?起)'다.

'도광양회'는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1970년대 후반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덩샤오핑(1904~1997)이 주창했다. 당시의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력이 생길 때까지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1989년 미국 대비 중국의 GDP 비중은 6.1%에 불과했으며 미국과는 아예 상대도 되지 않았다. 덩샤오핑은 "적어도 50년 이상 이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스스로도 중국의 경제발전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뤄질 줄은 몰랐던 것 같다. 도광양회는 3세대 지도부인 장쩌민 시대까지는 지속되지만 4세대 지도부 후진타오 정부는 변화를 모색한다.

2001년 WTO에 가입할 때, 중국 GDP는 미국 GDP의 12.7%였다. 200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후진타오는 '유소작위'를 표방했다.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다는 뜻이다. '평화롭게 우뚝 선다'는 의미의 '화평굴기'도 내세웠다. 중국이 정치·경제는 물론 외교 노선에서 독자적 행보를 모색하되 평화적으로 하겠다는 의미였다.

후진타오 주석이 집권한 10년(2003~2012년) 동안 중국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미국의 공로도 컸다. 미국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시장경제에 편입됨과 더불어 정치적으로도 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미국의 기대와는 반대로 변했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중국은 본격적인 대국굴기(大國?起·대국으로 우뚝 섬) 노선을 채택했다. 2012년 중국의 미국 대비 GDP 비중이 52.7%에 달할 만큼 중국 경제가 성장한 영향이 컸다. WTO 가입 이후 10년 동안 비축한 힘이 시진핑의 '대국굴기'의 바탕이 된 것이다.

이처럼 중국 대외정책의 변화는 중국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특히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인 후진타오 주석이 전문경영인처럼 안정을 중시했던 반면, '홍얼다이(혁명 원로 2세대)'인 시진핑 주석은 오너경영인처럼 거침없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진핑과 중국몽(中國夢)
중국이 야심가인 시진핑을 주석으로 선택한 것도 도광양회를 끝내고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은 집권하자마자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웠고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2020년 중국의 미국 대비 GDP 비중은 70.2%까지 상승했다. 중국은 지난해 발표한 '14차 5개년 개발계획과 2035년 장기 목표'에서 2035년까지 중국 GDP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4.8%에 달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CEBR)가 2028년 중국 경제규모가 미국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2035년 이전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되는 건 거의 확실하다.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초강대국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패권국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역시 미국과 더불어 거대 제국으로 공존할 것이다. .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어느 기업에서 미중관계 강연을 하고 받은 질문이 떠오른다. 만약 중국이 분열하면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 염려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글쎄. 물을 떠놓고 빌어도 중국이 분열될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중국이 분열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미국 못지 않은 거대 제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과 어떻게 공존할지, 어떻게 대처할지 궁리하는 게 훨씬 현명하다. 중국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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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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