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가 주목한 국내 AI 스타트업..사람 대신 암 진단하고 수학 문제풀이

김윤수 기자 2021. 6. 27.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국내 6개사 공동 기자간담회
AI 폐암·유방암 진단 '루닛', 연내 상장 예고
메스프레소, 수학 문제 사진 찍어 올리면 대신 풀이
가우디오랩은 오디오·루나소프트는 고객상담에 AI 접목
AI 참고 이미지. /루닛 유튜브 캡처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은퇴 약속을 번복하면서까지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국내 AI 스타트업들도 소프트뱅크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AI 암 진단 기술로 연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둔 루닛,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대신 풀어주는 메스프레소 등은 창업 초기 소규모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는 소프트뱅크그룹 계열사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를 받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지난 25일 오후 루닛, 메스프레소, 가우디오랩, 루나소프트, 토스랩, 클래스101 등 주요 투자 스타트업 6개사의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업체별 사업 내용과 계획을 소개했다. 6개사는 AI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할 가능성을 인정받아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사진 속 이상소견을 판별해 폐암과 유방암을 진단해주는 의료 서비스 ‘루닛 인사이트’를 상용화했다. 루닛은 “엑스레이 사진은 3차원(3D)인 신체를 2차원(2D)으로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의사가 이상 병변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라며 “루닛 인사이트는 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10가지 이상소견을 판독해 폐암과 유방암을 진단해준다”라고 설명했다.

루닛에 따르면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혼자서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하는 경우와 루닛 인사이트의 도움을 받아 판독하는 경우 진단 정확도를 비교하는 실험 결과 전자는 80%대, 후자는 이보다 높은 95%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루닛은 최근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메스프레소는 한국, 일본,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서 수험생을 대상으로 AI 수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생이 수학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메스프레소의 애플리케이션(앱) ‘콴다’에 올리면, AI가 사진 속 문제를 인식한다. AI는 단순히 문제 속 수식을 계산해주는 걸 넘어, 전체 텍스트를 이해해서 풀이까지 제공한다. 문제 유형을 파악해서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비슷한 유형의 문제 풀이를 변형하는 원리다.

메스프레소는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콴다 프리미엄’을 출시, 현재 풀고 있는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 추천, 관련한 3~5분짜리 짧은 동영상 강의, 선생님과 일대일 질의응답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메스프레소는 “전 세계에서 한달 동안 1000만명이 이용하고 하루 640만개의 질문을 처리한다”라며 “종합적인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가우디오랩은 AI 기반 오디오 기술에 특화한 업체다. 콘서트 등 현장에 있는 듯한 소리를 거의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인 스페이셜(공간) 오디오 기술, 한국어·영어·중국어 노래 가사를 자동으로 텍스트로 옮기고 싱크까지 맞춰주는 ‘AI 텍스트 싱크’ 기술, TV나 모바일 기기로 방송 채널을 변경할 때 채널별 음량 편차를 보정하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가우디오랩은 “우리에겐 삼성전자와 같은 규모인 7명의 음향공학 박사를 포함해 20여명의 오디오 전문가가 있다”라며 “독자적인 오디오 기술로 매일 전 세계 1000만명이 가우디오랩 기술이 적용된 소리를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AI 고객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루나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일본에서 네이버 계열 메신저 라인을 통해 AI 챗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AI 챗봇은 구매한 상품의 주문·배송조회, 결제·반품문의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고객상담에 활용되고 있다. 루나소프트는 국내 다수의 의류 이커머스 업체들과 제휴을 맺어, 카카오톡으로 전송되는 쇼핑 알림톡의 90% 가까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아시아의 슬랙’으로 기대받는 업무 협업툴 ‘잔디’의 개발사 토스랩은 CJ ENM, 무신사 등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약 30만팀이 잔디를 도입했고 63개국에 사업 진출했다고 밝혔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편, 국내 대기업과 잔디 전면 도입 계약 등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온라인 강좌 플랫폼 클래스101도 비대면 교육시장 확대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 취미, 경제, 부동산, 코딩 등 분야별 전문가를 선별해 창작자(강의자)로 섭외하고 강의에 필요한 기술적 문제 해결부터 준비물까지 챙겨주는 강의 지원 및 중개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난 2019년 3월 출시해 현재까지 누적 9만1000명 이상의 창작자, 26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 중이다. 상위 100명의 창작자 평균 월급은 1억원 수준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최근 AI 분야 (스타트업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AI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그룹 차원의 기조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손 회장은 “AI가 이끄는 21세기 정보혁명의 자본가가 되겠다”라고 밝혔다. 70세 전에 은퇴한다는 기존 약속을 번복하면서까지 AI 분야에 집중 투자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