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출판] 조국 회고록 30만부..작가들 인세 누락·서점 부도 몸살도

양은하 기자 2021. 6. 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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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판매량 눈길..판타지·재테크 도서 인기
고질병 인세 지급 누락 논란에 서점·도매상 부도 악재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판매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올해 상반기 출판계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한길사) 출간으로 떠들썩했다. 또한 출판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인세 지급 누락과 대형 서점의 부도 등 암울한 분위기도 이어졌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이같은 불투명한 유통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 출범할 예정이어서, 출판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 '조국의 시간' 30만부 판매…판타지·재테크 도서 인기

'조국의 시간'은 상반기 가장 화제가 된 도서다. 지난 5월 말 출간과 동시에 무섭게 팔려나가 3주 만에 30만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닷새 판매량으로 예스24가 집계한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내용은 차치하고 국내 출판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판매 속도여서 판매량만으로도 꾸준히 관심사가 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외에도 상반기에는 정치인들의 책 출간이 잇달았다. 대선이 1년여 남은 시점에서 자서전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상록, 정세균'(이소노미아), '이낙연의 약속'(21세기북스), '이재명, 한다면 한다'(매직하우스) 및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다룬 '별의 순간은 오는가'(서울문화사) 등 대권 주자들뿐 아니라 30대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표가 된 이준석의 '공정한 경쟁'도 주목을 받았다.

상반기 베스트셀러로 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타지 소설과 경제·경영 도서가 강세를 보였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모두 종합 1위는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차지했다. 2위는 투자 실용서 염승환의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 질문 TOP 77'이었다.

신경숙, 정유정, 조남주 등 스타 작가들도 돌아왔다. 2015년 표절파문으로 칩거하던 신경숙은 지난 4월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를, 정유정은 지난주 장편 '완전한 행복'(은행나무)을 출간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조남주도 최근 소설집 '우리가 쓴 것'(민음사)을 내놓았다.

코로나19가 비교적 잠잠해지면서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 비중도 다소 회복됐다. 교보문고의 올 상반기 결산 내용을 보면 오프라인 점포의 매출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해인 2019년 상반기 50.5%에서 지난해 상반기 43.7%로 떨어졌으나 올 상반기 47.7%로 다시 증가세다.

국내 대표적 온·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어음 1억6000만원을 결재하지 않아 최종 부도 처리됐다. 사진은 18일 불이 꺼진 채 적막한 서울 영등포구 반디앤루니스 여의도 신영증권점 모습. 2021.6.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저자-출판사 인세 누락 논란…서점·도매상 부도 악재도

출판계와 서점계는 연이은 악재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내 2위 서적 도매상인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지난달 끝내 파산 수순을 밟게 된 데 이어 최근에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가 경영 악화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 서울문고 부도로 출판사들이 입은 피해액만 180억원 가량이다.

일각에서는 도서를 무상으로 공급해 판매된 책에 대해서만 대금을 받는 위탁 거래 방식을 문제로 지적한다. 이 때문에 서점이 부도나면 출판사는 책 대금을 받지 못하고 진열된 책을 주요채권자에게서 되사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독서 인구 감소와 온라인 서점 활성화 등 전반적인 시장 변화를 원인으로 꼽는 목소리도 있다.

출판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인세 미지급 논란도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이 됐다. 지난달 출판사 '아작'이 소설가 장강명에게 계약금과 인세 지급을 누락하고 오디오북을 무단으로 발행했다며 공개 사과했고, 최근에는 '90년생이 온다'의 임홍택 작가가 수차례 항의 끝에 웨일북 출판사로부터 미지급 인세 1억5000만원을 뒤늦게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장 작가는 "책 작가들은 자기 책이 얼마나 팔리는지 출판사에 의존하는 것 외에 알 방법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45억원을 들여 출판사와 서점이 유통 정보를 바로 볼 수 있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을 올해 하반기 출범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작가들에게는 판매 수치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전산망 관리와 운영 주체를 두고 정부와 출판계 간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어 전산망이 출판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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