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DNA로 그려낸 '디지털 산수화'..팬데믹을 성찰하다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는 고전 명화를 디지털 작품으로 재해석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가인데요.
그런 그가 이번엔 자신의 DNA 정보를 작품에 담아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DNA로 그려낸 특별한 미디어 아트,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마치 눈송이처럼 내리고 떠다니는 작은 알갱이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알파벳입니다.
작가 자신의 DNA 염기 서열을 알파벳으로 시각화한 겁니다.
흩어지고 떠다니던 DNA들이 서서히 모여들어 완성되는 한 폭의 산수화.
중국 북송 시대의 화가 곽희의 명작 '조춘도'입니다.
21세기 작가의 DNA 정보와 천 년 전 그림이 만나 지금껏 본 적 없는 '디지털 산수화'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이남/미디어 아티스트 : "디테일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니까 DNA라고 하는 구조로 돼 있고, 그래서 그 DNA를 더 들어가보니까 이런 구조로 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을 한번 더, 다시 한번 바라보는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자 열매 실(實) 자가 가루가 돼 흩어져 서서히 사라져가고,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면 거울에 박힌 화살을 내가 쏜 것인지, 그 화살이 나를 겨눈 건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위 아래가 뒤집힌 이 그림.
오히려 물에 비친 잔영이 온전한 모습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관람객들은 실상이 무엇이고, 허상이 무엇인지, 우리가 진짜라고 믿어온 것들이 정말 진짜인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긴 격리 기간을 보내야 했던 작가.
오히려 그 덕분에 팬데믹이라는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란 존재를 새롭게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이남/미디어 아티스트 : "한 번쯤 멈춤하고 벗어나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들여다보고 좀 전시를 통해서 각자가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관람객들은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성찰하게 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서정혁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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