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토' 홍대 앞은..'노마스크·밀착' 겁없는 청춘들 북적

정유선 2021. 6. 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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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토' 홍대 젊은이들로 북적북적
"얀센 맞고 감염·전파 걱정 덜어"
곳곳 방역수칙 미흡한 모습도..
"70% 돼야 전파 차단 논의 가능"
[서울=뉴시스]정유선기자=26일 오후 6시께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인파로 혼잡한 모습. 2021. 6. 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 4개월을 맞은 26일 밤, 서울 유흥가는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이 아닌 시민들도 속속 백신을 맞으면서 침체됐던 상권이 되살아 나는 것이다.

이날 오후 6시가 넘은 시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는 토요일 저녁을 즐기러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주로 2~4명씩 짝을 지은 젊은이들은 붐비는 거리에서 다른 무리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발걸음을 조심하며 걸었다.

식당과 술집 중엔 만석으로 보이는 곳이 적지 않았다. 2~3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음식점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홍대입구역 상권에서 휴대폰 케이스 판매점을 운영하는 상인 류모씨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보다는 못하지만 지난달 정도부터 유동인구가 많아지긴 했다"고 전했다.

류씨는 "매출이 꽤 올라서 다행"이라면서도 "홍대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20대인데 백신을 거의 맞지 않은 사람들이니까 걱정이 되긴 한다"고 말했다.

홍대를 찾은 시민들 중 일부는 백신 효과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날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는 정모(31)씨는 "열흘 전에 얀센백신을 맞고 나선 외출할 때 감염이나 전파에 대한 부담이 없다"며 "토요일인만큼 술집 영업이 끝날 때까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모(22)씨는 "백신을 아직 맞진 않았지만 접종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며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사람들이 좀 몰려도 괜찮은 것 아니냐. 자영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두 딸과 함께 쇼핑을 나왔다는 이모(38)씨는 "오랜만에 홍대에 왔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놀랐다"며 "아까 마스크를 안 쓰고 걷는 사람들도 봐서 찝찝하다. 저녁만 먹고 집에 들어갈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종종 목격됐다. 이들은 음료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며 일행과 대화를 나눴다.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홍대입구역 근처 흡연구역은 밀려드는 사람들로 공간이 비어있을 틈이 없었다.

그 앞을 지나던 박모씨는 "저렇게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게 하루이틀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시국이 시국인만큼 조심해야 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정유선기자= 26일 오후 6시께 홍대입구역 인근 흡연구역이 흡연자들로 붐비는 모습. 2021. 6. 26 *재판매 및 DB 금지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긴 했으나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현재 백신 1차 접종자는 전날 기준 전체 인구 대비 29.7%인 약 1526만명으로, 정부가 최소한의 기준선으로 잡은 70%보다 낮은 수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전체적인 전파 차단과 전체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9월, 적어도 70% 1차 접종까지는 진행이 돼야 어느 정도의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국내 코로나19 발생 확진자는 611명으로 나흘 연속 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발생한 확진자 4명 중 1명은 수도권 확진자로, 수도권 중심의 감염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기자 설명회에서 "7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되면 현재 방역수칙보다 완화되는 부분이 많아 방역 긴장감이 지나치게 이완되는 현상을 걱정한다"며 "예방접종이 진행되지 않은 연령층 중심으로 직장 회식, 대규모 모임은 가급적 자제하고, 진행 상황을 보며 접종자 중심으로 이런 모임을 천천히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코로나19 백신 누적 1차 접종자는 1526만3225명이다. 지난 2월26일부터 120일 동안 전체 인구(5134만9116명·2020년 12월 주민등록 거주자 인구)의 약 29.7%가 1차 접종을 받은 것이다.

이달엔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 30세 이상 예비역 민방위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 아닌 대상들에게도 백신이 확대접종되면서 전염병 유행의 기세가 꺾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듯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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