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백신 없는 난개발

염규현,양효걸 2021. 6. 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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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로드맨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백신 보급으로 이제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한 쪽에서는 영영 되돌릴 수 없을지 모를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문제인지 지금부터 길 위에서 답을 살펴보겠습니다.

(로드맨이 찾아간 곳은?)

◀ 로드맨 ▶

산으로 가고 있는데요. 산 정상까지 무단으로 도로를 낸 곳이 있다고 해서 가보고 있습니다.

[강흥순/여수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지금 이곳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정상부에다가 동백나무를 심겠다고 하면서 산림경영 허가를 냈는데, 정상부에 대관람차를 설치하고 관광 개발을 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강흥순/여수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코로나 여파로 해외 관광을 못 가니까 그나마 국내 관광지 중에 여수로 몰리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더군다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로드맨 ▶

원래는 뒤에 보이는 이런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이 있던 곳인데.

지금은 다 베어내고 이렇게 어린 나무들만 심어 놨습니다.

(난개발에, 오폐수 방류까지?)

◀ 로드맨 ▶

이곳이 갓김치로 유명한 돌산이거든요.

여기가 굉장히 아름다운 섬인데.

펜션이 꽤 많이 들어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나다 우연히 발견한 하수관 / 따뜻한 물이 콸콸?)

[이 모 씨/인근 주민] (아니 물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지금?) "뭐 여기 펜션에서 내려와." (냄새는 안 나요? 냄새?) "냄새가 나지. 여기 밑에 냄새가 나! 말도 못하게 나지."

[이 모 씨/인근 주민]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요? 왜요 왜요 어디로 가요?) "아니 아무 데도 안 가 나~"

◀ 로드맨 ▶

지금 대형 펜션들이 밀집한 곳 아래로 이런 관이 나와 있습니다.

수영장도 있는데 현재로서는 여기에 하수를 모아서 처리하는 시설이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정화해서 버리고 있다고 합니다.

[백형배/여수 돌산읍 주민] "우리 생활 거품 같은 거 있잖아요. 식기 세척하고 나면 그. 빨래 세탁하고 이런 물. 그렇죠. 그렇죠. 그게 엄청나게 거품이 막 흘러 내려와요. 허가 내준 시도 문제고 저희 입장에서 보더라도 너무 그냥 돌산 그런 이미지가. 많이 실추된 것 같아요."

◀ 로드맨 ▶

지금 불과 몇 분 사이에 이렇게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거든요.

지금 물을 보면 물이 미지근합니다.

그래서 이게 자연 상태에서 나오는 물은 아닌 게 확실해 보이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바다로 나간 로드맨)

◀ 로드맨 ▶

해안가를 따라 숙박업소들이 들어서 있고요.

그 밑으로 이렇게 굴 양식장이 길게 늘어선 모습 볼 수가 있는데요, 지금 이런 시설에서 나오는 오폐수들이 바로 양식장으로 흘러들 수 있다고 하니까 어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병안/여수 돌산읍 안굴전 어촌계장] "새벽에 어장일을 하다보면 천둥소리가 나도록 물이 쏟아진다 이거예요. 화학약품이 풀어서 바다에 유입이 돼버리면 해초류라든가 해삼, 멍게, 굴, 홍합 이런 거 전부 다 영향을 받을 거 아닙니까."

[유병안/여수 돌산읍 안굴전 어촌계장] "제일로 피해보는 것은 옛날부터 마을을 지켜온 우리 주민들 아닙니까? 이걸 누가 보상을 해줍니까?"

(한 쪽에선 계속 짓고, 다른 쪽에선 폐업)

◀ 로드맨 ▶

숙박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다보니까 기존의 펜션들은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고 하거든요.

(바다 인근 또 다른 펜션…그런데 아무도 없다)

◀ 로드맨 ▶

지금 이곳같은 경우는 꽤 넓은 방인데.

지금 비어 있습니다 저희가 문의를 해보니까 폐업 했다고 하시거든요.

[조준기/전 여수펜션협회 감사] "손님들이 풀빌라로 많이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닫아버렸습니다. 풀빌라가 지금 여수1호요. 돌산에. 그 사람들이 120, 80만 원 그랬거든요 방이. 지금 평일날 얼마냐 하면은 그 사람들 평일날 12만원이에요."

[조준기 / 전 여수펜션협회 감사] "옛날에 받았던 가격의 절반 가격에 못 미칠 거예요. (너무 많이 생겼구나.) 지금 그렇죠 어마어마하게 생겼죠. 이게 코로나 때문에 해외도 못 가고 하니까 그나마 국내로도 오긴 하는데. 그 사람들도 나 같은 입장이 될 겁니다 머지 않아."

◀ 팩트맨 ▶

코로나를 틈탄 난개발, 얼마나 심각할까요.

여수 돌산읍에서 진행 중인 개발 현장만 50여 곳.

전망 좋은 자리는 어김없이 땅이 파헤쳐지고 바위가 깎였습니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던 여수 돌산과 화양지구 해안을 중심으로 숙박시설과 커피점 등 모두 1천 곳이 넘습니다.

단지 여수만의 문제일까요.

강원 양양과 부산, 제주, 강원 강릉과 홍천강변 등 전국 곳곳에서 난개발로 업체와 주민, 지자체간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해외 여행길도 막혔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국내 관광, 그중에서도 수영장 딸린 이른바 '풀빌라' 수요가 1년 새 2배 넘게 폭증하자, 마구잡이 개발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난개발의 끝은 어디일까요?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 로드맨 ▶

이곳은 펜션들이 밀집한 강원도 평창의 한 마을인데요.

지금 상황 어떤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자리에는…)

[고창주/평창군 펜션 운영] (평창에 올림픽을 앞두고 엄청 많은 객실이 늘었다고 들었거든요.) "30% 정도 늘었죠. 올림픽 지나면 손님들이 그냥 막 쏟아져 들어오고 그럴 줄 알았는데 올림픽 딱 지나고 나니까. 여긴 아무것도 아니었지."

[고창주/펜션 운영] "거의 70-80%가 매물로 다 나왔어요. 사실 이거 절반 이하라도 주면 던져버리고 가고 싶어요."

[고창주/펜션 운영] (객실 가격은?) "요새 같으면은. 뭐. 8만 원 대. 전에 같으면 12만 원, 13만 원." (오늘이 평일이긴 한데, 오늘 예약이) "없어요." (하나도 없어요?) "네."

(사람을 찾기 힘든 계곡)

[김귀선/펜션 운영] (여기가 엄청 어렵다고 말을 들었거든요.) "당연하죠. 어렵죠. 많이 어렵죠. 저희도 다른 때 같으면은 지금 이 물가에 막 놀아요. 지금 평상 다 싸매놨잖아요. 여기 묶어 놔놓고 못 들어가도록."

[김귀선/펜션 운영] (이렇게 2, 3년 가면 어떻게 될까요?) "2, 3년요? 올해 만약에 안 되잖아요? 아하하 안되면, 안돼. 진짜 큰일 나."

◀ 로드맨 ▶

당장 눈앞에 이익에만 급급했던 난개발은 어김없이 깊은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언젠가 코로나가 사라지고 나면, 최근 논란이 되는 난개발도 더 깊은 상처로 남게 될지 모릅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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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규현,양효걸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81815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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