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의 노동자, 왜 굴뚝에 올랐나..연극의 질문

이선화 기자 2021. 6. 2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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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십 미터 높이 굴뚝에서 1년 넘게 버틴 노동자의 이야기,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들은 왜 단 며칠 살기도 힘든 좁고 높은 굴뚝에 올라야 했을까요.

노동자들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연극들, 이선화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여기는 높은 곳. (여기는 낮은 곳인데.) 아니야 여기는 높은 곳이야. (아니야, 여기는 낮은 곳이라니까?)"
-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

모두의 시선을 받는 높은 곳이지만 동시에 철저히 고립되어있는 낮은 곳 굴뚝.

여기 머무르는 '누누'와 '나나'는 정리해고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입니다.

2018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란 기록을 세우고 426일 만에 땅을 밟은 '파인텍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연극은 노동자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지만, 보편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는 노동 운동의 현실을 비춥니다.

[이해성/연출 :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걸 예술이 해야 하지 않나.]

철강공장에서 일하던 스물아홉 청년이 용광로에 떨어져 숨진 날, 인터넷 기사에 남겨졌던 200자 남짓한 댓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이 문구에 멜로디가 붙더니,

[하림 :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이젠 연극이 되어 죽지 않고 일할 당연한 권리를 되짚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 속 부품으로 전락한 노동자들의 삶은 2000년대 초 미국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땀'은 더 이상 안정적인 삶과 풍요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안경모/연출 : 노동을 어떤 가치로 우리가 바라봐야 되는 것인가. 인간의 노동은 어디로 가야 되는 것인가.]

(영상그래픽 : 김정은·정수연 / 인턴기자 : 이명현)
(화면제공 :극단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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