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의 노동자, 왜 굴뚝에 올랐나..연극의 질문
[앵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십 미터 높이 굴뚝에서 1년 넘게 버틴 노동자의 이야기,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들은 왜 단 며칠 살기도 힘든 좁고 높은 굴뚝에 올라야 했을까요.
노동자들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연극들, 이선화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여기는 높은 곳. (여기는 낮은 곳인데.) 아니야 여기는 높은 곳이야. (아니야, 여기는 낮은 곳이라니까?)"
-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
모두의 시선을 받는 높은 곳이지만 동시에 철저히 고립되어있는 낮은 곳 굴뚝.
여기 머무르는 '누누'와 '나나'는 정리해고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입니다.
2018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란 기록을 세우고 426일 만에 땅을 밟은 '파인텍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연극은 노동자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지만, 보편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는 노동 운동의 현실을 비춥니다.
[이해성/연출 :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걸 예술이 해야 하지 않나.]
철강공장에서 일하던 스물아홉 청년이 용광로에 떨어져 숨진 날, 인터넷 기사에 남겨졌던 200자 남짓한 댓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이 문구에 멜로디가 붙더니,
[하림 :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이젠 연극이 되어 죽지 않고 일할 당연한 권리를 되짚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 속 부품으로 전락한 노동자들의 삶은 2000년대 초 미국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땀'은 더 이상 안정적인 삶과 풍요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안경모/연출 : 노동을 어떤 가치로 우리가 바라봐야 되는 것인가. 인간의 노동은 어디로 가야 되는 것인가.]
(영상그래픽 : 김정은·정수연 / 인턴기자 : 이명현)
(화면제공 :극단 현)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한 달 반 당겨진 '집단면역 시간표'…"9월 완료"
- 1년 전 숨진 두 딸…형 줄이려는 범인과 싸우는 아버지
- "넷플릭스, 망 사용료 내야"…SK 손 들어준 법원
- 일왕 "올림픽 걱정"…'의미 축소'하기 바쁜 일본 정부
- '톡 쏘는 명물' 오색약수가 말랐다?…주민 "호텔 온천 탓"
- "돌진 직전 가속페달 90% 작동"…정차지점 '스키드마크' 없어
- "왜 25만원만 주나, 100억씩 주지"…'이재명 공약' 겨냥한 윤 대통령
- "미셸 오바마 출마 땐 트럼프 압도"…지지율 흔들리는 바이든
- [단독] CCTV에 찍힌 '막대기 살인' 전말…출동 경찰 대응도 고스란히
- '해병대 골프모임' 보도에…국민의힘 "정언유착 의혹"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