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전세가 12억"..줄서서 전셋집을 구경하는 사진, 남의 일 아니다[핫이슈]

심윤희 2021. 6. 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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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교육문제로 서초구로 이사하려는 A씨(동작구 거주)는 요즘 전세집을 못구해 애를 먹고 있다. 전세 호가가 한달새 수억원씩 뛰어올랐을 뿐 아니라 매물 자체가 씨가 말라서다. 반포동, 잠원동, 방배동 일대 중개업소를 돌며 발품을 팔아도 전세매물 구하기가 쉽지않고, 어쩌다 매물이 나오면 대기했던 다른 팀들과 집을 함께 구경하라고 요구받는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전세대란이 벌어지면서 '줄서서 전셋집을 구경하는 사진'이 화제가 됐는데 그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방배본동 삼성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면서 "올해초 전세 6억원대였던 아파트는 호가가 10억으로, 12~13억원이었던 아파트는18억원으로 뛰었다"고 했다.

올해 5월 중순 까지 안정을 찾아가는 듯 했던 전세시장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21일 기준)에도 0.09% 올라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104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초구는 0.36% 상승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서초 일대 전세난은 2120가구 공룡단지인 반포 주공 1단지(1·2·4주구) 이주가 촉발한 측면이 크다. 이주 시기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다.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서초구 전세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고있고 전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인근 동작구 전세까지 요동치고 있다.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반전세, 월세 전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1490가구)도 하반기 이주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발 전세난이 서울 곳곳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공급이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이주물량이 급증하면 파장이 만만찮을 수 있다.

전세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6월 셋째주(21일 기준) 110.4로 5주 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수급 지수는 중개업소에서 취합된 전세 수요와 공급상황을 통해 작성되는데 100보다 높을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정비사업 이주로 전세시장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는데 완전 딴판이다. 서울 신규 입주물량 감소에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시장의 비명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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