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하는 데 29년, 돈 모으는 데 25년..내집 마련 꿈 접는 청년들

강동헌 기자 2021. 6. 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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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접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최악의 청년 실업난으로 신입 사원의 평균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파트값 급등이라는 폭탄을 맞은 것이다.

부동산 자산 가격과 실질 소득의 괴리로 청년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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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서울 아파트 가격 2배 가까이 올라"
취업 바늘 구멍 통과하고도 아파트 꿈도 못 꿔
/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서울경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접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최악의 청년 실업난으로 신입 사원의 평균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파트값 급등이라는 폭탄을 맞은 것이다. 부동산 자산 가격과 실질 소득의 괴리로 청년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자산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세대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라 내 집 마련 기간이 14년에서 25년으로 크게 늘었다. 경실련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실질 가구소득은 7%(298만원)밖에 오르지 못한 반면 아파트 값은 약 93%(5억7,000만원)나 올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지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1평당(3.3㎡) 2,061만원이었지만 4년이 지난 2021년 5월에는 평당 3,971만원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30평형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6억2,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경실련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가구소득 기준으로 아파트 매입까지 25년이나 걸린다”며 “4년 전보다 무려 11년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의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청년들에게 자산 형성의 기회가 점점 박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 감소로 취업문이 좁아져 신입 사원의 평균 연령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의 ‘2021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1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 결과(8.8%)와 비교해 약 2배 는 수치다.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도 46.3%였다. 이로 인해 신입 사원 평균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5월 잡코리아가 올해 4년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의 인사담당자 243명에게 질문한 결과 남성 신입사원은 평균 30.0세, 여성은 27.3세로 나타났다. 4년 전보다 약 2년 여 정도 높아진 수치다.

이러한 경제적 여건으로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의 꿈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저혼인 시대, 미(비)혼 남녀 해석하기’에 따르면 30대 비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이 54.8%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에는 자가(70.7%)인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1인 가구는 59.3%가 월세에 거주했다. 박시내 통계개발원 서기관은 “부모 세대와 동거하는 비혼 남녀는 자산 축적이 이뤄진 부모 세대가 가구주”라며 “1인 가구는 부모로부터 분리한 가구로 청년층의 빈약한 경제 상황이 주거 상황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 같은 자산 불평등의 심화가 세대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준석 신드롬과 같이 청년들이 미래가 없어진 상황에서 자산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정치권에서도 표출되고 있다”며 “특정 세대가 자산을 독점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전 세대에 걸쳐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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