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신 전투기 F-35 105대나 샀는데.."중국 막을 수 있겠어?" 의구심 왜 나오나
[군사AtoZ 시즌2-56] 일본은 첨단 기술 강국이고 세계 3위의 경제 규모를 바탕으로 군사력(재래식)도 아시아에서 중국, 인도에 이어 3번째에 랭크돼 있다(GFP 2021년 기준). 하지만 일본 첫 번째 동맹국인 미국의 방위산업계가 보기에 일본 군수업체들은 믿을 만한 파트너로 여기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방위산업협회(NDIA) 산하 매체는 일본의 방위산업계가 중국이라는 안보 위협에 맞설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우려된다고 했다. 중국이 동아시아의 군사 균형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집단적 자위권을 법제화하고 전수방위(專守防衛)를 벗어나려 시도하지만 일본 내 군수업체들이 이러한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 매체는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 동맹국인 일본 방위산업계가 전반적으로 탈바꿈을 하고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의 방위산업체들과 신뢰 관계 속에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했지만 내용은 상당히 신랄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정권 이후 방위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자국 무기 대신 외국 특히 미국산 무기로 자위대를 무장시키고 있다. 일본은 아베 정권,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였을 때 F-35 105대를 구매하기로 한 것이 그 사례다. 일본의 무기 수입 대상에서 미국이 97%를 차지한다.
일본은 안 그래도 비싼 미국산 무기를 거의 대외무기판매(FMS·Foreign Military Sale)라는 방식으로 구매한다. FMS는 미 정부가 품질과 계약 이행을 보장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드는 단점이 있다. 일본 방위산업체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무기 구매예산 상당 부분을 미국 무기 수입에 할당하는 데다 FMS 비용까지 더해져 자신들에게 돌아올 파이가 더 줄어드는 셈이다.
일본은 F-35 최종 조립과 정비를 맡았지만 국제 컨소시엄으로 이뤄졌던 F-35 개발 과정에는 참가하지 않았고 부품 공급망에서도 빠져 있다. 일본의 전투기 관련 기술은 예전의 F-15 면허 생산 경험에 머무른 상태라는 것이다. 루빈스타인은 "일본의 대형 방위산업체들이 면허 생산(licensed production)을 통해 연명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향후 성장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 방위산업의 '갈라파고스화'도 지적됐다. 일본은 무기 생산과 기술을 외국과 적극 협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이러한 내부 쏠림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루빈스타인은 일본 정부와 업계 책임 전가도 꼬집었다. 그는 "정부와 업계는 상대방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서로 손가락질한다"면서 "군수업체들은 정부가 외국과의 협상에 대한 지침을 주지 않았다고 말하고 정부 측 인사들은 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반박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국제 방위산업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자국 방위산업체를 상대로 규정을 불투명하게 적용하는 것은 일종의 '으름장'으로 해석됐다. 일본 군수업체들이 외국과 협의할 때 수출에 따른 규정과 절차도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 뒤탈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정부의 말을 잘 들으라면서 '길들이기'를 한다는 것이다. 업체들을 어차피 큰 액수의 계약은 자국 정부에서 체결하기 때문에 이런 메커니즘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군수업체들이 동아시아에서 장기적인 군사 경쟁을 뒷받침할 체력이 있는지 미국 내부에서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정부는 유일한 방위산업체의 수요자 지위를 가지고 이들에 강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도 유사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이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춰 가며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일본은 아베 정권 시절 무기 수출의 원칙적 금지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의 국가적 문제로 지적되는 '갈라파고스화'가 방위산업계에도 똑같이 관찰되고 있어 근본적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일본의 내부 사정을 지켜본 전문가의 지적이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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