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토토라⑧] 발렌시아, 여전히 피터 림 월드

이형주 기자 2021. 6.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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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CF 미드필더 카를로스 솔레르. 사진|라리가 사무국

[STN스포츠(스페인)발렌시아=이형주 기자]

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2020/21시즌 라리가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를 다투는 리그다웠다. 이에 라리가 20개 팀의 시즌을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특집으로 매 토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금금세(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도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독자 분들께 해외축구에 대한 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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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토토라⑧] 발렌시아, 여전히 피터 림 월드

피터 림 퇴진 시위를 벌이는 발렌시아 CF 현지 팬들.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발렌시아 CF (38전 9승 14무 15패) <13위>

여전히 발렌시아는 피터 림 월드다. 

피터 림은 현재 발렌시아의 구단주로 싱가포르 출신의 사업가다. 사업으로 거액을 모은 그는 지난 2014년 발렌시아를 인수,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연이은 투자 실패로 휘청였던 발렌시아 재정이었기에 그가 아니었다면 팀의 몰락이 가속화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그가 발렌시아에 해준 성과들은 퇴색되고 있다. 피터 림이 독단적인 운영으로 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에도 그랬고, 올 시즌에는 이것이 더욱 심화됐다. 

발렌시아는 지난 2018/19시즌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 체제에서 손에 꼽을만큼 좋은 시즌을 보냈다. 코파 델 레이(국왕컵) 우승, 리그 4위 진입을 통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피터 림은 해당 성과를 낸 마르셀리노 감독은 물론 업무를 유능하게 처리하던 마테우 알리마니 단장과 마찰을 빚었고, 이후 두 사람을 경질했다. 당연히 선수단 반발이 심했지만 피터 림 회장은 그런 선수들도 차츰 정리해나갔다. 

친 마르셀리노파로 알려진 다니 파레호, 프랜시스 코클랭, 에세키엘 가라이 등이 지난 여름을 끝으로 떠나갔다. 로드리고 모레노, 페란 토레스 등의 핵심 전력도 팔았다. 발렌시아의 이적시장에는 아웃된 선수만 가득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 감독으로 하비 그라시아 감독이 부임했다. 왓포드 FC 등지에서 감독직을 수행했던 그가 최고로 주목받았던 것은 말라가 CF 시절이었다. 당시 말라가는 중동 자본이 힘을 잃으며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그라시아 감독이 잘 대처한 바 있다. 어찌보면 이론상으로는 발렌시아에 완벽한 감독이었다. 

그라시아 감독은 구단에 돈이 진짜 없는 것이든, 피터 림이 지원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든 보강이 어려움을 알고 발렌시아에 부임했다. 이에 염가의 이적료로 영입이 가능한 에티엔 카푸 등의 영입을 원했다. 최소한의 보강은 해주겠다던 것이 발렌시아 수뇌부였지만, 그라시아 감독 부임 이후 이는 모두 공염불이 됐다. 그라시아 감독은 어떠한 보강도 받지 못하고 시즌에 돌입했다. 

하비 그라시아 발렌시아 CF 감독. 사진|라리가 사무국

여기까지는 그라시아 감독이 안쓰러운 일화지만, 시즌 돌입 후 그 역시 실책을 저질렀다. 보강이 없었던 것에 번아웃이 왔는지 선수단 운용을 그저 방임한 것. 발렌시아는 똑같은 4-4-2 전술에, 똑같은 선수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교체가 이뤄지는 일만이 반복됐다. 평범해진 발렌시아는 상대팀들의 먹잇감이었고 그들은 강등권을 헤매기에 이른다. 

발렌시아는 리그 첫 17경기에서 3승 7무 7패의 처참한 성적에 그쳤다. 발렌시아 현지에서는 "림 고 홈!(Lim Go Home!)"이라는 피터 림 회장 퇴진 시위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시국이 아니었다면 더 큰 규모로 이어질 수 있는 시위였다. 

사태가 심각함에도 림 회장은 자신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애닐 머시를 CEO로 세워두고,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장난감 병정처럼, 자신을 변호하는 것에 이용할 뿐이었다. 

발렌시아 선수단이 가진 기본적인 능력이 있어 강등권과는 계속 차이를 뒀다. 하지만 시즌 후반 이마저도 무너질 위기에 놓이자 그라시아 감독도 경질되게 됐다. 위약금이 아까워 타이밍보다 늦게 경질을 단행하는 등 이 과정에서 또 한 번 촌극을 보인 발렌시아 수뇌부였다. 

위기의 팀을 수습하는 것은 또 한 번 보로 곤살레스 선수단장이 됐다. 보로 단장은 이전을 포함 이번까지 총 6번에 감독 대행 역할을 한 적이 있는 인물. 언제나 발렌시아의 위기 때는 그가 나타나 팀을 수습했다. 

발렌시아 윙어 곤살루 게드스(사진 우측). 사진|라리가 사무국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보로 대행은 기존 4-4-2는 물론 3-4-3 포메이션도 두루 쓰며 전술적 유연함을 보였다. 경기력 역시 개선됐다. 시즌 중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 선수들 중에서는 곤살루 게드스가 이전의 센세이션한 모습에 근접하며 팀을 이끌었다. 

막판 4경기를 남기고 지휘봉을 잡은 보로 대행은 그 4경기를 2승 1무 1패로 마쳤다. 호성적. 이를 통해 발렌시아의 잔류를 확정시켰다.

발렌시아는 89시즌을 잔류하며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틱 클루브에 이어 가장 오래 라리가서 활동하고 있는 클럽이다. 또 전성기 시절 라리가 우승을 거머쥐고 2연속 UCL 결승에 오른 적도 있는 명가다.

다행히 올 시즌 표류하는 가운데도 잔류를 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한 상황. 하지만 암담한 것은 차기 시즌 그들이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약 없는 어둠. 발렌시아의 답답함이다.

발렌시아 레프트백 호세 가야. 사진|라리가 사무국

◇올 시즌 최고의 선수 - 호세 가야

발렌시아의 주장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책임지고 있는 가야다. 올 시즌 역시 레프트백 위치에서 빼어난 활약으로 안 좋은 일이 가득했던 발렌시아에 힘이 돼줬다. 특히 특유의 오버래핑 능력으로 어시스트를 양산하며 1골 7어시스트로 8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시즌 중 만 23세 이하) - 카를로스 솔레르

사실 파레호의 갑작스러운 방출로 발렌시아는 중원 구성에 큰 리스트를 지게 됐다. 1997년생의 카를레스 솔레르, 1998년생의 우로시 라치치의 경험 적은 미드필더진을 구성하게 된 것. 하지만 두 선수가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특히 솔레르의 활약이 좋았다. 솔레르는 페널티킥을 차기는 했지만 솔레르는 올 시즌 라리가서 무려 11골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시스트의 경우 2017/18시즌 곤살루 게드스의 9어시스트 이후 한 시즌 최다 어시스트 기록이다. 

◇시즌 최악의 경기 - 23R 비야레알 CF전 (0대3 패)

이날 발렌시아에 있어 완패보다 화가 났던 것은 상대와의 신경전 끝 밀리며 자멸했다는 것. 헤타페 선수들은 적극적인 파울로 발렌시아의 공격을 끊었다. 하지만 퇴장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발렌시아가 후반 4분 무크타르 디아카비의 레드 카드로 수적 열세를 안았다. 이후 발렌시아는 그대로 무너졌다. 

발렌시아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 사진|라리가 사무국

◇시즌 최고의 경기 - 1R 레반테 UD전 (4대2 승)

발렌시아는 개막 첫 경기를 같은 발렌시아를 연고로 하는 레반테와의 발렌시아 더비로 치렀다. 양 팀의 이날 경기는 공방이 오가는 미친 난타전이었다. 하지만 웃은 쪽은 4득점으로 화력이 폭발한 발렌시아였다. 특히 전반 38분 터진 이강인의 패스에 이은 막시 고메스의 득점은 밝은 시즌을 그리게 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시즌 최고의 베스트11

발렌시아 CF (4-4-2): 하우메 도메네크, 호세 가야, 무크타르 디아카비, 가브리에우 파울리스타, 다니엘 바스, 곤살루 게드스, 카를로스 솔레르, 우로시 라치치, 다니엘 바스, 이강인, 막시밀리아노 고메스 *감독: 하비 가르시아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라리가 사무국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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