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할때도 입는다고? 300만원짜리 레깅스까지"..쫄쫄이의 화려한 변신 무죄? [알쓸소비]
구찌 버버리 명품 브랜드도 뛰어들어
"출근할 때도 입어요" MZ세대에 각광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레깅스 시장 규모는 약 142억1020만달러(16조원)로 2016년 대비 10%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6조760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3조원), 한국(7227억원), 영국(4437억원) 순이다. 특히 한국은 각각 3000억원대인 중국과 인도를 큰 차이를 따돌리고 전 세계 레깅스 시장 3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레깅스의 나라'로 불린다. 2017년 유나이티드항공이 레깅스를 입은 10대 소녀들의 탑승을 거부한 뒤 역풍을 맞아 주가가 1%나 급락한 일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요가복계 샤넬로 불리는 미국 룰루레몬의 시가총액은 53조원으로, 지난해 3월 한때 BMW(당시 48조원)를 제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자 홈트레이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명품 브랜드도 레깅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타이즈와 딱 달라붙는 바지 외에도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레깅스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출시한 것. 명품 쇼핑 플랫폼 트렌비에 따르면 화려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구찌 레깅스는 334만원에 팔리고 있다. 버버리 특유의 체크 무늬가 디자인된 레깅스도 가격이 60만원에 달한다. 룰루레몬 레깅스도 10만~20만원대다.
국내에서는 2010년 초부터 레깅스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당시 방송인 클라라가 줄무늬 흰색 레깅스를 입고 야구 시구에 나선게 화제가 됐고, 배우 신세경과 이하늬가 모델로 발탁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덕분에 2016년 6058억원이었던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4년 만에 20%가량 증가했다. 젝시믹스·안다르·뮬라웨어 3대 레깅스 브랜드 합계 매출은 2000억원을 넘어섰다.
다양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높인 것도 레깅스 인기에 한몫했다. 안다르는 2018년 여성의 생식기 부위인 'Y존'이 드러나지 않는 무봉제 레깅스를 출시해 시장을 선도했다. 젝시믹스는 오피스룩 레깅까지를 내놨다. 일명 '웍슬레저(워크+애슬레저)' 부츠컷 팬츠로 종아리 아래부터 발목까지 퍼져 다리 라인이 부각되지 않아 사무실에서도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성들도 레깅스를 속속 착용하고 있다. 퍼스널 트레이닝(PT)를 받거나 자전거를 타는 라이딩족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각각 맨즈 컬렉션을 론칭하고 남성들을 위한 레깅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남성그룹 2PM과 가수 김종국 등 남성 모델들이 활약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패션 매장에서도 요가복업체의 입김이 세다"며 "MZ세대를 유입시킬 수 있는 카테고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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