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1억' 카카오커머스 신입사원, 흡수 합병 대박? 얼마나 벌까 [판교역 1번 출구]

배윤경 2021. 6. 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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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역 1번 출구-9] 카카오의 카카오커머스 흡수합병 소식이 뜨겁습니다. 최근 들어 카카오 주가가 고공비행을 해서 더 그렇죠.

그런데 몇 달 전 카카오커머스가 또 주목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신입 개발자와 경력 개발자 공개채용을 시작한 올해 3월인데요. 당시 카카오커머스는 이번 공채를 통해 입사하는 합격자에게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기업마다 최대 2000만원에 달하는 신입 개발자 연봉인상 소식이 줄을 잇던 때였음에도 이건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었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가 합병하면 신입사원은 물론 기존 직원들의 카카오커머스 미행사 스톡옵션은 카카오 주식으로 전환될 텐데요. 주변에선 벌써부터 '대박'이라고들 난리라는데, 어떨까요?

[사진 : 카카오]

카카오-카카오커머스 3년 만에 재결합…바빠지는 직원들

지난 22일이었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결의했습니다. 합병 방식은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 지분 100%를 취득하는 흡수합병입니다. 합병 기일은 오는 9월 1일로 정해졌습니다. 2018년 12월 카카오 쇼핑 부문에서 카카오커머스란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지 약 3년 만에 재결합하게 된 거죠.

양사는 합병 이후 사업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2025년까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2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네이버와 쿠팡에 전자상거래 시장을 순순히 내줄 수 없다는 카카오의 복심이 깔린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초반 관심을 갖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발을 뺀 카카오로서는 자체적으로 전자상거래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흡수합병 이후 카카오커머스는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됩니다. 지난해 매출 5735억원, 영업이익 1595억원으로 그야말로 '알짜기업'인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그룹 자회사 중 가장 실적이 좋은 회사이기도 합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물하기 외에 카카오톡에서 쇼핑을 얼마나 하는지 떠올려보면 카카오커머스가 개척해 나가야 할 앞길이 구만리라는 걸 짐작하실 겁니다. 카카오커머스의 서비스 결제액은 연간 4조원으로 추정되는데요. 네이버의 한 달 결제액이 3조원 수준입니다. 쿠팡도 이와 비슷하죠.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외에도 쇼핑하기, 메이커스, 프렌즈, 카카오쇼핑라이브 등 쇼핑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쇼핑플랫폼' 카카오톡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서울 일부 지역에 한해 배달 베타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카카오IX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 유통사업을 흡수한 데 이어 다음달엔 회사 내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과 합병합니다.


신입사원 1억원 스톡옵션…기대수익은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주식 100%를 보유하는 흡수합병 방식을 취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카카오커머스는 비상장사로 카카오가 최대 주주입니다.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 지분 98.9%를 보유하고 있고, 스톡옵션 등으로 임직원들도 회사 주식 일부를 갖고 있습니다. 외부 투자로 지분 가치가 희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이 발 빠른 흡수합병이 가능했던 겁니다.

카카오는 이번 흡수합병 공시에서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의 카카오커머스 보유 주식 9만3193주를 주당 19만5486원에 사들인다고 밝혔습니다. 취득금액은 182억1800만원입니다. 지난해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홍 대표 보유주식 가치를 25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그 사이 보유 주식 수에 약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상당한 수익이 된 셈입니다.

물론 행사 이익이 비과세 범위를 넘어가기 때문에 절반 가까이 세금으로 잡힙니다. 스톡옵션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지 주식을 준 게 아니기 때문에 스톡옵션을 산 행사가격도 빼야 되겠죠. 홍 대표는 합병 후에도 CIC 대표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카카오프렌즈 [사진 : 카카오커머스]
직원들 상황을 볼까요. 스톡옵션 행사분은 약 19만5000원이 됐지만 미 행사분이 남았으니까요.

카카오커머스는 스톡옵션 행사기간이 남거나 아직 행사하지 않은 주식은 카카오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입장입니다. 전환비율은 합병에 대한 보상 측면을 고려해 자본시장법에 따라 비율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6월 직원 68명에게 10만3085주를 5만5356원에 배정했는데요 그럼 5만5356원에 산 주식이 약 19만5000원이 된 거죠. 다만 이 같은 차익은 직원들 상황마다 다른데요. 올해 3월엔 직원 171명에게 스톡옵션 30만주를 16만5064원에 배정했는데 이 경우 취득단가인 약 19만5000원과 비교했을 때 주당 차익은 3만원에 불과하니까요.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직원이 나오고 있다. [사진 : 한주형 기자]
그렇다면 1억원의 스톡옵션을 받기로 한 카카오커머스 개발 신입사원들은 어떻게 될까요?

다음달 카카오커머스 개발직군 최종 합격자들이 순차적으로 입사합니다. 카카오와 합병하기 전에 입사하는 건데요. 이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카카오커머스 스톡옵션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카카오 스톡옵션으로 전환됩니다. 전환 비율은 추후 결정되고요.

하지만 가장 최근 카카오커머스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주당 약 16만5000원이었니까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해 본다면 1억원 규모 신입사원 스톡옵션은 카카오커머스 주식 606주 정도입니다. 보통 회사들은 스톡옵션을 나눠 행사하도록 하는데요. 판교에서 가장 일반적인 '30%·30%·40%룰'을 적용하면 2년 뒤인 2023년에 첫 30%를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그해 606주의 30%인 약 181주를 행사한다고 가정해보면 이번에 측정한 카카오커머스 주식 취득 단가가 약 19만5000원이니까 543만원 정도의 차익을 벌게 됩니다.

물론 이건 시장 예상치에 불과합니다. 스톡옵션과 전환비율 등 상세 조건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니까요. 카카오커머스는 스톡옵션 미행사분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치만 '억대' 차익은 언제나 그렇듯(?) 일부 임원에 국한된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흡수합병보단 카카오커머스 직상장을 꿈꾼 직원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아, 하지만 카카오 본사에서도 스톡옵션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올해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3년 동안 매해 200주, 총 6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식은 주당 15만7000원입니다. 카카오 직원들의 스톡옵션 가격은 11만4040원으로, 행사 기간은 2년이 남았습니다. 최소 1년 근속 직원이 스톡옵션 부여 대상이기 때문에 카카오커머스 직원들은 합병일 기준 내년 9월 이후 스톡옵션 부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판교역 1번출구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에 출근하는 직장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출구입니다. 정보기술(IT) 업계 이슈는 물론 직장인의 관심사를 쉽고 감각적으로 전달해 드립니다. 다음 기사에선 네이버의 자사주 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CJ·신세계와 잇따라 지분교환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조 단위 자사주를 갖고 있습니다. 네이버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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