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천상병, 김동리, 박두진 희귀사진 찍은 김일주 씨 타계

장재선 기자 2021. 6.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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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들의 이런 사진들을 찍어서 남긴 사람은 소설가이자 사진가인 김일주(본명 김태영) 씨.

인천에 살면서 경기일보 편집부에서 일하던 1968년 조지훈 시인이 타계했을 때 사진을 구할 수 없어 안타까움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그것을 계기로 문인들의 사진을 찍게 됐다.

그는 1982년 국내 최초로 한국문인사진전을 열었고 이듬해 '시인의 얼굴'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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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주 씨 생전 모습. 연합뉴스.
파안대소하는 김동리(왼쪽)와 명상하는 서정주(오른쪽). 김일주 씨 촬영.
모윤숙과 피천득.
천상병.
황순원.
박두진.

소설가로 등단한 후 평생 문학 현장 지키며 문인들 사진 찍어

불당에서 명상에 잠긴 서정주, 오묘한 표정으로 막걸리를 들이켜는 천상병, 옥상에서 파안대소하는 김동리, 무언가를 쓰고 있는 모윤숙, 시골길에 누운 박두진, 서재에서 살짝 카메라를 바라보는 황순원, 차를 마시고 있는 피천득 ….

문학인들의 이런 사진들을 찍어서 남긴 사람은 소설가이자 사진가인 김일주(본명 김태영) 씨. 그가 25일 타계했다. 당뇨 등의 지병이 악화해 지난해 11월 인천 인하대병원에 입원했다가 만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42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경기일보 기자를 거쳐서 여러 문예지에서 근무했고, 월간 인물계 편집부장을 지냈다. 1966년 단편 ‘산령제’가 오영수의 추천으로 문예지 현대문학에 실리면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인천에 살면서 경기일보 편집부에서 일하던 1968년 조지훈 시인이 타계했을 때 사진을 구할 수 없어 안타까움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그것을 계기로 문인들의 사진을 찍게 됐다. 문학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해 앵글을 들이대는 그에게 문학인들은 ‘문단의 감초’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1982년 국내 최초로 한국문인사진전을 열었고 이듬해 ‘시인의 얼굴’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1996년에는 책 ‘한국현대문학의 얼굴’을 펴내며 전시를 함께 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지난 2007년에도 40여 년 찍어온 필름 8만 여 장에서 골라 ‘한국문학 추억의 작고문인 102인’ 전을 했다.

2015년에는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에서 ‘한국문학의 큰 별들, 육필로 만나다’ 전시회를 열었다. 고은, 박경리, 박완서, 김현 등 문인 46명이 손으로 쓴 육필 60점을 선보인 자리였다.

문학의 집 · 서울 상임이사인 윤효 시인은 “고인은 문학계를 오랜 세월 촬영함으로써 희귀 사진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며 “귀한 일을 하신 분께서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했다.

고인의 장례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서 치러지며, 발인은 27일 오전 5시 30분. 유족으로는 부인 홍은희 씨와 자녀 김종민, 김지나, 김지은 씨가 있다. 032- 890 - 3195.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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