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人이즈백] 우리가 몰랐던 '몽상가'의 비하인드 스토리, 강민 ②

권성준 2021. 6. 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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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민ⓒMHN스포츠 정혜민PD

☞[스타人이즈백] 그때 그 시절 모든 프로토스의 꿈 '몽상가' 강민 ①에 이어

[MHN스포츠 권성준기자] 1편에 이어 이번에는 우리가 잘 몰랐던 강민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물어봤다.

- 전략적인 플레이로도 유명하시지만 현재 정석 빌드인 더블 넥서스를 정립하셨는데 어떻게 탄생한 빌드인가요?

예전에 더블 넥서스를 어떤 사람을 보고 한 거는 아니었고 안정감 있게 저그를 상대할 수 있는 빌드를 원했어요. 그렇게 더블 넥서스라는 빌드가 탄생을 한 건데... 아까도 얘기했던 나만의 무기, 기본적으로 상대방이랑 싸울 때 어느 게임이나 기본 무기가 있잖아요. 그런 기본 무기가 없어서 '기본 무기를 어떻게 장착할 것이냐?' 그런 마인드로 시작했던 빌드가 더블 넥서스에요.

정립하는 데 되게 오래 걸리긴 했어요. 저그랑 100판을 연습하면 겨우겨우 한두 판 이겼어요. 계속 지고 뚫리고... 후반까지 넘어가질 못했어요. 그랬던 빌드인데 그거를 수년 동안 연마하다 보니까 나중에 더블 넥서스가 탄생했어요.

사실 후배들은 좀 편하죠. 기존에 나와있는 빌드를 쓰고 발전시키면 되니까. 근데 이면에는 정말 한두 달 진 게 아니라 몇 년을 (더블 넥서스를) 쓰면서 졌었어요. '로스트 템플' 그 시절부터 하고 '로스트 템플' 그뿐만 아니라 그 어느 맵에서도 10판 해서 1판 이기면 많이 이겼을 정도였어요. 계속 패배만 연거푸 몇 년 동안 하면서 만들어진 빌드에요.

- 정석 빌드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했었던 건가요?

(더블 넥서스가) 정석은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2 게이트 질럿 러시가 정석이었어요. 그래서 저랑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미친놈'이라고 했어요. "안 되는 걸 왜 자꾸 하냐?"라고요. 그래서 정석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빌드 보고 저그 유저들이 "너 자꾸 미친 짓 하는 거다."라고 했었어요.

근데 저는 오기가 있었어요. 이거는 분명히 정석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이거 없으면 못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꿋꿋하게 한 거죠. 그 대신 좀 고독했죠. 저처럼 하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누구랑 의논하고 상의할 수가 없었어요. 너무 고독하죠 혼자서 미친놈 소리 들으면서 해야 되니까요.

- 더블 넥서스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스타크래프트 최초로 심시티를 도입하셨습니다. 지금은 심시티가 아주 중요해졌는데 건물로 수비한다는 발상은 어떻게 떠올렸던 건가요?

지금은 모든 종족이 심시티를 다 하죠. 당시에는 심시티를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저 말고는 없었어요. 다 2게이트 질럿 러시로 (게임을) 하니까 굳이 심시티를 할 필요가 없었어요. (저는) 심시티를 하지 않으면 무조건 뚫려서 지니까 심시티가 필요했어요. 심시티를 안 하고 대충 건물을 지으면 중후반이 아니라 중반도 못 넘어가고 초반 저글링에 끝나든 히드라에 끝나든... 저글링에 끝나는 경우가 더 많았는데 무조건 저글링에 끝나다 보니까 건물로 입구를 최대한 좁혀서 막는 심시티가 필요했고 더 나아가서 본진에서 게이트 심시티같이 건물을 깔끔하고 이쁘게 나만의 스타일로 지어서 병력을 빨리 생산한다던가 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은 나름 후배들에게 꿀팁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희 다음 시대의 유명한 프로토스 중에 대표적으로 택용이나 병구 때만 하더라도 제가 만들었던 심시티를 많이 모방하고 따라 하면서 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스타가 나온 지 좀 오래돼서 각자 자기만의 심시티를 개발을 많이 하죠.

사진=강민ⓒMHN스포츠 정혜민PD

- 강민이 뽑는 역대 최고의 프로토스는 누구인가요?

최고의 프로토스는 택용이 뽑아야죠. 저라고 얘기할 수는 없고. 택용이가 그래도 3회 우승을 하고 임팩트 있었죠. 택용이 다음에 영무도 있고 병구도 있긴 했는데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을 시켰던 것은 택용이 같아요.

그리고 또 우승 횟수를 뺄 수가 없어요. 우승을 많이 하고 그래야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근데 (김택용은) 3회 우승을 했으니까요.

- 현역 시절에 이루지 못해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나요?

그렇게 생각하면 아쉬운 게 좀 많죠. '한 번 더 결승에 올라가서 우승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아쉬움. WCG 같은 경우에도 3등까지 올라가는데 제가 한 번 국내에서 조용호를 만나가지고 '정글 스토리' 이런 맵에서 패배했어요.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결국 패배하고 4등 해서 WCG 못 나갔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 맵은 왜 이렇게... 사실 맵 탓하면 안 되는데 옛날 맵들이 좀 그래요. 프로토스 입장에서 힘들어요. '왜 그랬을까?'라는 아쉬움도 들고 '맵이 조금 받쳐줬으면 좋았을 텐데 WCG도 나가면서 성적을 좀 거뒀을 텐데...' 실력이 괜찮을 때 어디든 나가야 입상할 수 있으니까요. 나중에 실력 떨어지면 본선도 못 나가니까요.

아쉬운 걸로 따지면 참 많죠. 준우승 두 번 했는데 '준우승 두 번이 우승으로 바뀌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들이 있어요.

- 프로게이머 은퇴하고 바로 해설로 전향했는데 해설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해설을 많이 하고 싶어 했어요. 프로 하기 전에 여러 가지 꿈꿨던 것 중에 하나가 해설이었어요. 그래서 제 경기나 다른 경기를 볼 때 분석하는 용도로 보는 경기도 있었지만 중계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중점적으로 많이 봤어요.

특히 제가 준비해온 전략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중계를 하는지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요. 해설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KT에서 코치직 제안이 왔었는데 뿌리치고 해설을 했어요.

사진=OGN 제공 / 카리스마 대빵큰오리

- 강민하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으로 '올드 보이'에서 보여준 오리에 대한 사랑이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팬들이 기억해 주시는데 아직도 오리를 사랑하시나요?

그럼요. 아직도 오리를 보면 너무 귀엽고...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되긴 하는데 너무 맛있게 잘 먹어요. 볼 때는 너무 귀엽고 먹을 땐 맛있고... 아직도 오리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사실 '올드 보이'에서 있었던 일은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모르고 자연스럽게 찍었어요. 정말 리얼한 방송이었으니까요. 이를테면 지금 '나 혼자 산다'와 같이 내 집에서 연습하면서 일상생활을 리얼 버라이어티로 풀어낸 거잖아요. 그것도 2009~10년 방송이니까 10년, 11년 됐어요.

그런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아직도 '올드 보이'를 보고 있다는 분들이 많이 와주시고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게 '올드 보이'를 "시대를 앞서간 프로그램이었다.", "너무 재밌게 봤고 지금도 보고 있다." 이런 말씀 해주셔서 기분이 굉장히 좋아요.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는데 저도 나중에 돌려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그 상황들이, 오리를 보러 간 상황이라든지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야."라고 얘기했던 부분이라든지... 좋은 추억이 있네요.

- LOL 해설 위원으로 활동하시는 도중에 '강실세' 사건이라고 불리는 방송 사고가 있었습니다. 방송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당시에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제가 얘기했던 게 방송에 다 나왔다고 말해서 누가 장난치는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중계를 생방송이나 녹화방송으로 하든 간에 중간에 쉬는 타임에는 마이크를 꺼놓고 중계하는 사람끼리 편하게 각자 얘기를 하니까요. 근데 마이크가 안 내려가 있었다고 말해서 제 얘기가 나간 거예요. 처음에는 저 놀리려고 장난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제가 그때 "또 어떤 XX가 정신을 못차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한 게 나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제가) 욕을 잘 안 해요. 장난으로 한 적은 많이 있지만 (평소에) 안 하는데 '더 심한 욕 안 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정신을 못 차리는 거에 대한 그 말은 진짜 진심에서 우러나온 거였어요. 선수가 대회를 지각을 하거나 실격패를 당하거나 하는 게 제 입장에서는 정말 있을 수가 없는 일인데 얼마나 정신을 못 차리고 집중을 못 했으면 대회를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당시에 화가 나서 그렇게 얘기를 했죠.

근데 하... '너무 심하게 얘기했나?'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굳이 내가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하지만 제가 한 얘기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어요.

사진=강민 TV 유튜브 채널

-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과 기사를 읽을 e스포츠 팬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 부탁드립니다.

정말 인터뷰가 너무 오랜만인데 옛날 생각도 많이 났어요. 아직까지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감사드려요.

저는 지금 개인 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송에는 많이 안 나가지만 유튜브에서는 활동을 합니다. 간혹 알고리즘을 타고 들어오셔서 놀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너무 오랜만에 본다고요. 예전에는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 해설 위주로 (방송을) 나갔는데 이젠 그쪽 활동을 거의 안 하고 개인 방송 위주로 활동해서요. 저를 오랫동안 못 보신 분들이나 사라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그건 아니에요.

유튜브에서 '강민 TV' 검색하시면 만날 수 있습니다. 자리를 빌려 잠깐 또 홍보를 하고 혹시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강민 TV' 채널로 와서 저랑 같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위주로 방송을 합니다. 물론 실력은 많이 떨어져서 옛날처럼 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스타크래프트 위주로 방송을 진행하니까 와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언제나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저를 바라보고 응원해 주셨던 분들에게는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수없이 감사하다고 말씀드려도 부족할 정도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개인 방송을 통해서 열심히 할 겁니다. 또 제가 열심히 할 수 있는 무대가 생긴다면 그런 곳에서도 여러분들을 찾아뵐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할 테니까 잊지 말고 기억헤주세요. 감사합니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프로게이머에서 해설가로 그리고 지금은 유튜버로 다양한 활약을 보여주는 강민. 강민의 이름은 아직도 수많은 e스포츠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새로운 꿈을 계속 찾아 도전하는 강민의 끊임없는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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