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래의 인더스트리]MZ세대 필수가전

강경래 2021. 6. 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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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닉스 텀블 초대형 세탁건조기와 광고모델 배우 공유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요즘 ‘MZ세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는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와 함께 이후 1997년부터 2010년에 태어난 ‘Z세대’를 합쳐 부르는 표현입니다. 통상 세대 구분은 아이가 성장한 뒤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으로 30년 안팎을 기준으로 합니다.

하지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시대가 바뀌고 이와 함께 세상도 과거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면서, 세대를 지칭하는 기간 역시 계속 짧아지는 추세입니다. 참고로 MZ세대에 앞서 베이비붐 이후 출생한 세대로 현재 우리 사회 주류를 형성하는 ‘X세대’는 1965년부터 1980년 사이 태어난 이들이죠. 당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는 의미로 ‘X’가 붙여졌던 파격적인 세대였지만, 지금 MZ세대 입장에서는 그냥 ‘꼰대’로 불리는 불행한 세대이기도 하죠. 저 역시 X세대입니다.

최근 산업계에서도 거대 ‘바잉파워’(buying power)를 가진 MZ세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MZ세대가 가진 성향에 따라 제품도 이에 맞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 MZ세대를 주목하는 여러 산업 중 가전 분야에 맞춰, ‘MZ세대 필수가전’을 다뤄볼까 합니다.

산업계에서 주목하는 ‘바잉파워’ MZ세대

우선 MZ세대를 대표하는 용어로 ‘워라밸’이 있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Work life balance’의 준말이죠.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있어 칼퇴근은 기본입니다. X세대만 해도 상사가 퇴근한 뒤 눈치를 보고 퇴근하는 경우가 일상이었는데요. MZ세대는 칼퇴근한 뒤 자기 계발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거나, 아니면 집에서 여유 있게 식사를 만들어 먹는 등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할애합니다. 일터 역시 기업 규모와 연봉도 중요하지만, 복리후생 등 얼마나 워라밸을 잘 실천하고 있는가가 입사의 중요한 조건이 됐죠. 이렇듯 워라밸이란 용어를 떠올려보면 MZ세대가 필요로 하는 가전 역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잠시 ‘라떼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X세대인 제가 결혼한 해인 2008년 당시엔 TV와 냉장고, 세탁기가 3대 필수가전이었습니다. 여기에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정도가 더해졌죠. 하지만 MZ세대에는 여기에 3가지 정도 추가될 듯합니다. 세탁건조기와 식기세척기, 그리고 의류관리기입니다.

우선 세탁건조기는 오랜 기간 틈새시장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2015년 만 해도 국내에서 연간 5만대 정도만 팔리는 수준이었죠. 이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주도했습니다. 이들 대기업은 세탁기를 사면서 건조기까지 원하는 일부 소비자를 위해 구색을 갖추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최근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세탁건조기 시장이 2016년 10만대에 이어 2017년 60만대, 2018년 100만대, 2019년엔 150만대로 기하급수적으로 시장이 커졌습니다. 지난해엔 200만대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편리함’을 강조하는 MZ세대 성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세탁건조기 시장을 두고 대기업에 이어 중견가전업체들 역시 속속 진입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경우가 위닉스(044340)입니다. 위닉스는 지난 2018년 독일 가전업체 AEG와 협력해 10㎏ 이하 중소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며 관련 분야에 처음 진입했습니다. 이어 올해 17㎏ 대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며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아성에 도전장을 냈죠. 이러한 자신감에는 위닉스가 국내 제습기 시장 1위라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제습기에 적용하는 기술이 그대로 세탁건조기에 적용되기 때문이죠. 위닉스는 세탁건조기 광고모델로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배우 공유를 발탁하고 최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건조기·식기세척기·의류관리기 등 필수가전 자리매김

다음으론 식기세척기입니다.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은 2018년 10만대 수준에서 2019년 19만대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일이 많아지면서 식기세척기 판매량이 33만대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 시장은 세탁건조기와 반대로 중견 규모인 SK매직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인 LG전자 등이 그 뒤를 무섭게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 1위 SK매직은 지난해 식기 세척 기능뿐 아니라 건조와 보관까지 가능한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를 출시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엔 의류관리기입니다. 의류관리기 역시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면서 지난해 크게 성장한 가전 분야인데요. 국내시장 규모는 2019년 45만대에서 지난해 60만대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개척했습니다. LG전자는 2011년 ‘스타일러’를 출시하며 기존에 없던 의류관리기 시장을 만들어냈는데요. 이런 이유로 지금도 의류관리기라는 용어보단 스타일러가 대명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후 2018년 삼성전자와 코웨이(021240)가 관련 시장에 진입했죠. 특히 코웨이는 공기청정기 기술을 더해 ‘의류청정기’라는 이름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라는 브랜드로 관련 제품을 판매 중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에 의류관리기 기술을 응용한 신발관리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밖에도 MZ세대하면 떠오르는 가전으로 ‘멀티쿠커’가 있는데요. 식재료를 넣고 버튼만 눌러주면 어떤 음식도 만들어주는 신개념 가전입니다. 여기엔 밥솥 분야 강자인 쿠쿠를 비롯해 쿠첸, 휴롬 등이 진출했습니다. 이렇듯 가전 외에도 MZ세대 성향을 파악해보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산업과 분야를 유추해볼 수 있겠습니다.

강경래 (but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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