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란 울산풀백'설영우"도쿄올림픽 가야할 이유,故유상철 감독님.."

전영지 2021. 6. 26. 07: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에 꼭 나가야만 하는 이유, 유상철 감독님."

'울산 유스 출신 멀티 풀백' 설영우(23·울산 현대)가 꿈의 도쿄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평생의 은사' 고 유상철 감독을 애틋하게 떠올렸다.

설영우는 지난 16일 가나와의 평가전 직후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6월 2차 훈련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30일 와일드카드(24세 이상)를 포함한 18명의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최후의 옥석을 가릴 마지막 파주NFC 소집, 설영우는 마음을 다 잡았다.

이달 초 가나와의 평가전을 위해 제주에서 훈련하던 중 스승의 부음을 접했다. "대표팀에서 소식을 들었다. 멍해지면서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 감독님 장례식에도 너무 가고 싶었는데…"라며 진한 회한을 전했다."울산대에서 처음으로 유 감독님의 지도를 받았다. 너무 많은 걸 배웠다. 무엇보다 감독님은 제 포지션을 변경해 주신 분이다. 주위 사람들이 우스개 소리로 포지션 안 바꿨으면 절대 프로선수 못됐을 거라고 한다. 정말 내가 프로에서, 대표팀에서 이렇게 뛸 수 있는 건 유 감독님 덕분"이라고 고개 숙였다. "도쿄올림픽에 꼭 나가야만 하는 이유도 유상철 감독님이다. 감독님 제자가 올림픽에 뛰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메달을 꼭 따와서 감독님 영전에 선물해 드리고 싶은 생각이 제일 크다." 수화기 너머 어린 제자의 목이 메었다.

현대중고-울산대 출신 '울산 유스' 설영우는 원래 고3 때까지 측면 공격수였다. 울산대 진학 후 유상철 감독의 권유로 윙어에서 윙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유 감독은 영리하고, 힘과 체력, 공수 능력을 골고루 갖춘 설영우의 재능을 단박에 알아봤고, 자신과 같은 멀티플레이어로 키워냈다. 설영우는 "저는 한가지 장점이 뚜렷한 선수는 아니다. 여러 방면 두루 할 줄 아는 선수다. 대학 때 오른쪽 백 3명이 동시에 다쳤다. 감독님이 방으로 부르셔서 사이드백 본 적 있냐고 물으셨다. 한번도 없다고 하니까 '너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같다'시면서 내 생각을 물으셨다. 1학년 때라 뛰는 것 자체가 너무 간절했다. 기회만 주시면 무조건 뛰겠다고 했다. 그날 이후 감독님께서 계속 사이드백을 시키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좌우, 위아래, 윙어와 윙백을 오갈 수 있는 멀티플레이 능력은 18명의 좁은 문, 올림픽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자질. 고 유상철 감독의 혜안이 설영우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1998년생 설영우는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거침없이 활약하며 막판 뒷심으로 올림픽의 기회를 잡았다. 일주일 지옥훈련을 잘 버텨내면 올림픽의 명운이 결정된다. 설영우는 "사실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을 거라 생각 못했다. 올림픽은 축구를 하면서 한 번밖에 나갈 수 없는 대회다. 대한민국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무대다.기회가 왔으니 꼭 잡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같은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많지만, 제주 소집 전까지 팀에서 경기를 계속 뛴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몸상태가 좋았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왔다. 우리 팀 덕분"이라며 울산 유스다운 '울산부심'을 드러냈다.

울산서 설영우의 포지션 경쟁자는 베테랑 '국대 좌우 풀백' 김태환, 홍 철이었다. "올림픽팀에서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소속팀 형들 덕분이다. 형들과 함께 뛴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 동년배 친구들에게 기죽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가진 걸 다 보여줄 수 있었다. 형들이 한몫 하셨다"며 공을 돌렸다. 평소 돌직구 조언을 서슴지 않는 국대 형들은 살가운 후배 설영우의 올림픽행을 누구보다 반겼다. "형들이 너는 어차피 스파링 상대니까 대충 하고 오라시더니 막상 제가 명단에 들어가니 제일 기뻐하시더라"고 했다. "(홍) 철이형은 왼발 안 쓸 거면 남주라고 한다. 태환이 형한테 칭찬 듣는 건 제일 어렵다. 형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태환이형의 투혼, 경기전 '김태환 싸움 모음' 영상 보면서 투쟁심을 바짝 끌어올린다"며 하하 웃었다.

대표팀 내에선 1997년생 이동준, 이동경, 원두재 등 '터줏대감' 울산 형들의 존재가 든든하다. "가나전 후반전 4명이 오른쪽 라인에 나란히 섰는데 순간 K리그 같았다. 눈빛이 서로 통했다. (이)동준이 형 골 장면도 우리에겐 아주 익숙한 장면이었다. 형들이 있으니 자신감이 절로 생긴다"며 미소 지었다. "일주일 후 최종명단이 발표된다. 후회없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올림픽 메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설영우는 '백전노장' 김학범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절대 신뢰를 전했다. "우리끼리 김 감독님을 말할 때 하는 말이 있다. 18명 안에 드는 게 힘들지, 그 안에만 들면 감독님은 어떻게든 꼭 메달을 갖고 오실 분이다. 오랜 시간 지켜본 감독님은 그런 힘이 느껴지는 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직 18명 명단 안에 든다는 목표만 갖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

- Copyrightsⓒ 스포츠조선(http://sports.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거리' 최대! 믿고 치는'드라이버' 전세계 최저가! 10자루 한정!
김준현, '도시어부3' 녹화 중 계좌 해킹→200만원 피해 “이래저래 거지”
“건물 줄 뻔” ‘2조재산설’ 서장훈, 문채원 레전드 애교에 사심 폭발
의사 홍혜리 “청소년 첫관계..비닐봉투 피임 등 엽기적인 사례 많아”
박지윤 '상위 1% 부자 남편' 급여만 34억→'이시영 남편♥' 연 매출 25억의 '청담동 사업가'
'주진모♥' 의사 민혜연, 은밀한 속사정 '성욕' 공개
500만원대 최고급 '브람스 안마의자' 100만원대, 20대 한정판매
'레모나' 만든 제약회사가 다량의 '침향'을 넣어 '건강환' 출시!
'로봇청소기' 38% 할인! '먼지' 제로! 물청소도 OK~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