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하얗게"..마리 앙투와네트가 백발된 이유 [사이언스라운지]
이러한 '전설' 같은 이야기를 입증해 줄 만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컬럼비아 의대 연구진들은 최근 총 14명의 지원자들의 개별 머리카락을 분석했다.
14명의 지원자들은 매일 스트레스 '일기'를 작성했다. 이후 연구진은 이들의 머리카락을 고해상도 스캐너로 정밀하게 스캔해 너비가 약 1/20㎜인 작은 조각으로 나눴다. 평균적으로 인간의 모발이 1시간에 약 1/20㎜씩 자라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일기와 정밀 스캔한 머리카락 조각을 비교한 결과 연구진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시기에 자란 머리카락이 흰색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스트레스가 해소된 이후에는 새치가 검은 머리카락으로 바뀌었다. 연구 책임자인 컬럼비아 의대 마틴 피카드 박사는 "실험에 참가 중인 지원자 중에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그의 머리에 있던 5개의 새치가 휴가기간 동안 다시 본연의 색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삶의 스트레스를 줄인다고 모든 새치가 다시 원래 색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카드 박사는 "머리카락이 새치로 바뀌는 '임계점'이 있다"며 "가령 중년기에 머리카락이 생물학적 연령, 기타 요인으로 인해 임계점에 가까워진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어 회색으로 바뀌게 되는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트레스가 탈모를 유발하는 과학적인 메커니즘도 최근 밝혀졌다. 그간 스트레스가 탈모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왔지만 '왜' 탈모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규명되지 않았다.
모발의 생애는 성장기와 퇴화기, 휴지기 등 3단계로 나뉜다. 모발의 성장을 주관하는 것은 모낭에 있는 '모낭 줄기세포'다. 모낭줄기세포가 활성화 되면 모발이 성장하고, 줄기세포가 세포분열을 멈추면 '휴지기'가 되어 머리가 빠진다. 휴지기 이후 모발이 빠지고 나면 모낭 밑 진피유두세포 내에 있는 'GAS6'이라는 유전자가 모낭줄기세포로 신호를 넘겨줘 모낭줄기세포의 세포분열을 자극한다. 역으로 말하면 GAS6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는다면 모낭줄기세포에 활성화 신호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세포 분열이 이뤄지지 않고 모발도 자라지 않게 된다.
연구팀은 역으로 쥐의 피부에 GAS6을 전달하는 실험을 통해 모낭줄기세포가 증식하면서 생쥐의 털이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GAS6의 발현을 차단한 결과 휴지기가 길어지며 털이 빠진 후 새로운 털이 자라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3월 과학저널 네이처에 개제됐다. 향후 이러한 메커니즘은 탈모치료제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자들의 기대다.
코로나19에 걸렸던 환자 중 1/4이 증상이 발현된 지 6개월 후에 탈모를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 역시 감염과정과 회복과정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의학저널 란셋에는 작년 중국 우한 진인탄 병원에 입원했던 코로나19 환자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조사 결과 이들 중 약 25%가 탈모 증상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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