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이어 美시그나까지..판 커지는 디지털 손보시장

신효령 2021. 6.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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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카카오페이에 이어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 그룹이 디지털 손해보험시장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회사가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생활밀착형 보험을 선보이고, 시그나 그룹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헬스케어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 그룹은 한국에서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달 본사 승인을 완료했다. 시그나그룹은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예비인가는 통상 신청 후 3개월이 소요되고, 예비인가 획득시 6개월 내 자본금출자, 인력채용, 물적설비 구축 등 허가요건을 이행한 후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께 디지털 손보사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나생명은 준비 기간 법률 검토를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을 법률자문사로 선임했다.

외국계 회사가 국내 디지털 손보업계에 출사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캐롯손해보험 등 2개사가 디지털보험사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디지털보험사는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우편·컴퓨터통신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한다. 이달 초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보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허가를 받은 가운데, 시그나 그룹까지 디지털 손보업계에 진출하면서 향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손보는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Do It Yourself·직접 만드는 제품) 보험, 플랫폼과 연계 보험 등 일상생활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카카오손보가 소액단기전문보험(미니보험),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디지털 종합손보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을 적극 활용해 생활밀착형 보험상품을 저렴하게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1792년 설립된 시그나 그룹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코로나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감안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국내 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는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25년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또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에 나서기도 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장은 "반려동물·레저·여행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위험을 보장하는 소액단기보험이 이번달 도입됐는데, 이 영역이 손해보험 상품들"이라며 "손보사에서 다루는 상품들이 생활밀착형 상품이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액단기보험사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겸업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하나의 라이선스(인가)를 딴다고 가정하면 다른 영역과 접목할 부분이 많은 손보사를 택하는 게 유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생보사로 들어오면 소액단기보험 쪽에 할 수 없는 부분이 조금 있다"며 "손보사 형태여도 결국에는 해외에서의 생명보험회사들이 하는 건강보험 영역도 포함되기 때문에 시그나 그룹이 손보사로 들어오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와 시그나 그룹이 디지털 손보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보험사들에게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그나 그룹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강점이 있고, 카카오페이의 경우 강력한 플랫폼이 있다. 두 회사 모두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비대면 보험 가입을 선호한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인 만큼 기존 보험회사들이 디지털 쪽을 많이 강화할 것 같다"고 했다.

정 실장은 "새로운 공급자의 시장 진입으로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 이뤄지거나 기존에 했던 영역이 더 넓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초기에는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면서 협업하는 모델도 나올 것 같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이 도입되면서 온라인 미니보험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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