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대디의 키즈세이프]다시 한번 깨닫는 가족의 소중함

신민준 2021. 6. 26.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작년부터 시작한 닥터대디 칼럼을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질병과 사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오늘은 조금은 가슴이 아픈 하지만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앞으로 어떻게 보내야 할 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옆에 있는 가족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함게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또 아무리 힘들어도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갖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대원 검단 탑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작년부터 시작한 닥터대디 칼럼을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질병과 사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오늘은 조금은 가슴이 아픈 하지만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앞으로 어떻게 보내야 할 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지난번 근무때 일어난 일입니다. 응급실로 119에서 전화가 옵니다.

“5세 남아, 심정지로 이송합니다. 준비해주세요.”

이 전화에 온 응급실은 전쟁터가 됩니다. 간호사들은 심폐소생술에 필요한 약물, 기구들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또 원무과 직원들은 이미 대기중인 환자와 보호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진료대기가 길어질 수 있음을 설명하면서 경증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이용을 안내합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의 심정지의 원인 등을 추축하며 심폐소생술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곧 119가 도착합니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진단받고 꾸준히 치료를 받던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이틀 전 갑자기 열이나서 소아과에 들러 간단한 치료를 받고 집에서 경과를 관찰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심정지가 있는 당일 아이가 쳐지는 모습이 보였지만 병원에 오지 않고 있다가 아이가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결국 아이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숨이 돌아오지 않고 사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모님께 안타까운 결과를 설명드리자 엄마는 쓰러지시고 아빠는 제 손을 잡고 오열을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지난번 근무 때 일입니다. 병동에서 환자가 숨을 쉬기 힘들어 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환자는 39세 남성이었습니다. 기록을 살펴보니 환자는 폐암 말기로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호스피스 치료를 위해 전원이 된 환자였습니다. 병동에 올라가 보니 환자의 상태는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족분들을 모두 병원에 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새벽 3시 아내와 아이들이 병원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형은 6살쯤, 동생은 2살정도로 보이는 형제였습니다.

숨을 거칠게 쉬며 눈을 감고 있는 아빠를 보면서 형으로 보이는 아이가 “엄마, 아빠가 자나 봐” 라고 하자 아내는 아이에게 “아니야. 아빠가 아파서 그래” 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아빠가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서인지 힘겹게 눈을 뜹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아빠가 네 목소리를 듣고 깨셨나분데 가서 손을 잡아드리라”고 했더니 아이가 부어서 커다랗게 변한 아빠의 손을 잡습니다.

그러자 아빠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네요. 저는 그리고 자리를 비켜드렸습니다. 그리고 오전 7시 3분 저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한 어머니의 아들의 사망선고를 했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건강한 아이와 우리 가족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아내가 고마워 말없이 꼭 안아 주었습니다. 저도 6살 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아이를 먼저 보내야 하는 아빠의 마음 그리고 아이들을 세상에 남겨놓고 먼 곳으로 가야 하는 아빠의 마음이 먹먹하게 느껴지는 한 주였습니다. 요즘 세상에는 너무나 힘든 일들이 많습니다.

옆에 있는 가족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함게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또 아무리 힘들어도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갖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말없이 가족들의 손을 꼭 잡아주시는 시간을 갖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