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도, 상폐도, 연기도 마음대로..코인은 지금 '난장판'

조준영 기자 2021. 6. 26. 05: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클릭]
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상태. 지금 코인업계는 말그대로 '난장판'이다. 자의적 근거로 코인이 상장되고 상장 폐지는 기습적으로 결정된다. 또 그 결정이 돌연 연기된다.

심지어 가상자산거래소가 상장 폐지에 따른 투자자 보상책으로 해외거래소 상장 이전을 돕고 해외유망코인으로 교환해준다는 발표까지 한다.

코인빗은 지난 24일 상장폐지를 결정한 8종 코인투자자들에게 상폐 코인을 해외 유망코인과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코인빗이 직접 비용을 내 상폐예정 코인을 사들이고 해당 가격만큼 유망코인으로 교환해주는 식이다.

상장폐지가 뚜렷한 기준에 의해 이뤄졌다면 투자자 보상이란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보상'은 남에게 끼친 손해를 갚는다는 말로 거래소가 투자자에게 잘못된 일을 했을 때나 사용할 수 있다. 이럴거면 상장 폐지를 할 이유가 없다. 유의종목을 지정한 후 자구책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코인빗 관계자는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회피한다.

상폐와 보상이 함께 이뤄진다면 근본적으로 상장폐지를 왜 했냐는 질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1위 거래소 업비트를 포함 대부분 거래소들은 나름의 이유를 들어 상장폐지 하고 있다고 밝힐 뿐 명확한 게 없다. 다만 속으로 들어가면 '정부정책 방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사업자 신고를 준비하는 거래소들이 잡코인 정리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사업자 신고의 필수항목 중 실명계좌인증을 은행으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잡코인의 존재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개별 거래소마다 각자의 기준으로 상폐를 단행한다.

거래소들은 팀역량, 커뮤니케이션 등 몇 단어로 수많은 코인들을 상장폐지 또는 유의종목에 지정했다. 수많은 비판이 쏟아지자 이제서야 선심 쓰듯 이런 이유로 코인이 폐지됐다는 뒤늦은 해명이 이어진다.

상폐는 기습적으로 공지되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이들과 탈출하려는 이들이 뒤엉키면서 거래량은 폭증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는 또 한 번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막을 수 있는 곳이나 방법은 없다. 마땅히 이를 규제할 법도 없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업계는 규제 공백을 방치한 정부 탓을 한다. '맞는지 틀린지 물어볼 수 있는 창구만 있었다면', '가이드라인을 내려줬다면' 등의 푸념만 내뱉는다. 정부는 그동안 코인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지속적으로 경고했다며 책임을 회피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는 2018년부터 일관되게 (코인투자의) 위험성을 얘기했고 자기책임 하에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며 "우리가 하지말라고 법으로 금지하거나 자유를 제한할 수 없었다. 안타깝다"고 밝혔다.

반대로 말하면 정부는 2018년부터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저 '위험하다', '잘못된 길이다'는 말이 전부였다. 정부가 사실상 코인시장이 사라지길 기다리며 손을 놓았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어느 부처가 해당 업권을 담당할지조차 최근에야 정해졌다. 금융위가 전면에 나선 듯 보이지만 실명계좌인증을 담당한 은행을 앞세워 사실상 '손대지 않고 코푸는 식'의 칼부림이 이어진다. 진흙탕 같던 코인업계가 정화되는 과정은 혼란 그 자체다. 무더기 상폐는 시작일 뿐이란 경고가 나온다.

9월까지 실명계좌인증을 받지 못해 사업자신고를 하지 못하는 거래소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부는 고객예치금을 '먹튀'하거나 파산할 개연성도 크다. 소송전은 덤이다. 지금은 상폐통보를 받은 코인발행사와 거래소간 소송이지만 앞으로 거래소 이용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본격화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가운데 불나방처럼 코인판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극단적인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된다. 코인빗이 상폐결정을 연기하자 일부 코인은 3000% 이상 폭등하는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코인과 거래소들은 분명 정리돼야 한다. 이런 종류의 정리는 항상 혼탁하게 진행된다"며 "온갖 협박과 소송, 욕설이 난무하는 방식으로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사태는 너무나 감독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마구잡이로 코인이 상장되며 발생한 후유증"이라며 "그동안 손 놓고 있던 당국도 사실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손정민 父 "쓰러진 아들, '그거'라고 부른 친구 A…기분 나쁘다"이주연, 가슴선 드러내고…깊게 파인 스커트 '과감'"하루에 8번도 가능"…'러브 아일랜드' 女출연자의 고백함연지, 진한 메이크업에 호랑이 문신…파격 변신블랙핑크 제니, 각선미 강조한 '1576만원' 초미니 패션…어디 거?
조준영 기자 ch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