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 대규모 수소발전소 건설 연이어 추진..주민 반발 조짐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2021. 6. 26. 05: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0㎿ 규모 발전소 2곳 추진..수소에너지 경쟁 선점
주민들 "내년 선거 쟁점으로 만들겠다" 반발 태세
인천시 "주민 수용성 우선 고려해 사업 추진 유도할 것"
인천시청. 사진 연합뉴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근에 대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다. 이미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와 쓰레기소각장이 있는 곳에 대규모 발전시설이 추가로 들어서면 대형 화재 등의 위험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 인천 송도에 100㎿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2개 건립 추진

2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GS에너지와 인천종합에너지는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 LNG종합스포츠타운 야구장 부지에 100㎿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1단계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한 뒤 2단계로 수소전기를 사용하는 그린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송도국제도시의 난방열원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스마트팜을 조성해 친환경 작물을 재배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곳은 이미 송도그린에너지가 2018년부터 10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송도그린에너지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가스공사가 40%씩, 미래엔인천이 20% 지분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하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다가 다음 달 6일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다음 달 6일에도 송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료전지의 이해 및 안전성' 설명회를 연다.

◇ "REC 할당 정부정책 바뀔라"…업체들 사업 '박차'

해당 업체들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이유는 인근에 LNG인수기지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소는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LNG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원료를 공급받기 수월하다. 수송배관만 설치하면 별도의 유통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들은 특히 최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REC) 할당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발전기업의 부가사업 개념이다. 통상 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면 이를 한국전력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은 대규모 발전사업자들에게 REC를 판매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발전 설비 용량이 500㎿ 이상인 발전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총발전량 중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데 이들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이 비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부터 REC를 구매해 이 비율을 채워야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비율은 각 정부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 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장려하기 위해 비교적 높은 REC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 송도 주민들 "내년 대선·지선 쟁점으로 만들겠다" 반발 태세

인천시도 이 같은 수소에너지 집적단지를 조성하는데 긍정적이다. LNG인수기지 주변에 수소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는 충남 등의 사례를 보면 수소에너지 경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남춘 인천시장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당초 22%에서 35.7%로 높이고,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를 추진하는 등 인천형 그린뉴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민수용성이 문제다. 송도 LNG 기지에 들어설 연료전지발전시설은 송도국제도시 주거지역과 4㎞ 정도 떨어졌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실제 송도에 잇따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주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LNG 생산기지와 쓰레기소각장이 있는 곳에 대규모 수소에너지 발전소 2개가 동시에 추진돼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선거 쟁점으로 만들겠다는 태세다.

◇ 난감한 인천시 "법적 권한 없지만 주민수용성 우선해 추진 유도할 것"

인천시도 난감해하는 눈치다. 이 사업과 관련한 인·허가 권한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인천 연수구가 갖고 있지만 그저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2019년에도 동구에서 추진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무기한 단식과 집단 시위 등 주민 반발로 1년 가까이 답보상태였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인천시가 중재에 나서면서 겨우 사업이 재추진됐다.

인천시는 발전사업자들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우선해 추진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