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순 변경 후 달라진 슈와버, 반전의 최고 시즌 만들까[슬로우볼]

안형준 2021. 6.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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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워싱턴 내셔널스는 6월 25일(한국시간)까지 5연승을 질주했다. 5연승과 함께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한 워싱턴은 드디어 시즌 승률 5할을 회복했다. 팀을 이끈 주인공은 리드오프인 카일 슈와버였다.

슈와버는 최근 5경기에서 무려 8홈런을 쏘아올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MLB.com에 따르면 슈와버는 25일 경기애서 2홈런을 터뜨리며 5경기에서 8홈런 이상을 기록한 역대 7번째 타자가 됐다. 매니 라미레즈, 션 그린, 배리 본즈, 조시 해밀턴 등 당대의 강타자들이 해냈던 기록이다.

5경기에서 8홈런을 몰아친 슈와버는 시즌 21홈런으로 단숨에 시즌 중반 홈런레이스에 거대한 변수로 끼어들었다. 슈와버는 내셔널리그 홈런 선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SD, 22HR)를 1개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TOR)와 격차도 3개로 좁혔다.

사실 슈와버는 최근 그리 좋은 시기를 보내지 못했다. 1993년생 우투좌타 슈와버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고 2015년 빠르게 빅리그에 데뷔하며 최고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시즌 대단한 홈런 쇼를 펼쳤고 2016년에는 부상으로 정규시즌에 거의 뛰지 못했지만 월드시리즈에 참가해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이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리그 정상급 강타자로 거듭났다.

하지만 지난해 59경기에서 .188/.308/.393, 11홈런 2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최악의 성적과 함께 시즌 종료 후 논텐더 방출을 당했다. 팀 쇄신에 나선 컵스가 FA 자격 획득이 임박했고 연봉이 크게 오른 슈와버를 포기한 것. 슈와버는 올시즌을 앞두고 워싱턴과 1+1년 계약을 맺고 새 팀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해 크게 부진한 슈와버는 올시즌 초반에도 그 모습이 이어졌다. 4월 한 달 동안 16경기에 출전해 .206/.254/.365,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5월 중순에는 타율이 0.189까지 떨어졌다. 컵스가 그를 방출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으며 워싱턴은 급한 마음에 돈을 낭비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5월 1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후 23경기에서 .259/.351/.494, 6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좋았던 시절의 모습으로 점차 돌아갔다. 그리고 6월초 결정적인 변화의 계기를 겪으며 완벽히 반등했다. 바로 1번타자 이동이었다.

빠른 발을 가진 타자도 정교한 타자도 아니지만 좋은 선구안과 장타력을 가진 슈와버는 출루 능력이 좋은 타자다. 컵스 시절 조 매든 감독도 슈와버의 출루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그를 톱타자로 배치한 적이 있다. 2번 타순에 대한 고민이 있던 데이브 마르티네즈 감독은 그동안 트레이 터너에게 맡겼던 톱타자 역할을 슈와버에게 맡기고 슈와버-터너-후안 소토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을 구축했다.

1번타자로 이동한 슈와버는 드디어 자신의 자리를 찾은듯 맹타를 휘둘렀다. 간혹 중심타선으로 출전한 경우도 있지만 첫 1번타자 출전 후 16경기에서 .316/.388/.947,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1번타자로 나선 13경기에서 홈런 12개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기록도 썼다. 이제 슈와버는 워싱턴의 부동의 톱타자가 됐다.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좋았던 ��의 모습을 되찾았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슈와버는 올시즌 배럴타구 비율 16.6%, 평균 발사각도 13.6도, 기대타율 0.257, 기대장타율 0.538, 기대가중출루율 0.374, 강타비율 51%, 땅볼 비율 42%를 기록 중이다. 볼넷 비율이 아직 9.8%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지표에서 종전 커리어하이 시즌이던 2019년(155G .250/.339/.531, 38HR 92RBI)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커리어하이 성적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올시즌은 슈와버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즌이다. 28세인 슈와버는 빠르면 올시즌 종료 후, 내년시즌의 상호동의 옵션이 실행될 경우 다음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서게 된다. 30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인 만큼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낭비할 시간이 없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옵션 실행을 거부하고 FA 시장에서 좋은 계약을 따내는 것이 슈와버 입장에서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워싱턴 입장에서도 슈와버가 옵션 실행을 거부할 정도의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이득이다. 만에 하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망칠 경우 슈와버는 평범한 단기계약으로 여러 팀을 전전하는 저니맨이 될 수도 있다.

전환점은 밟았다. 확실한 임팩트와 함께 반등세를 탄 슈와버가 과연 올해를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 수 있을지 남은 시즌 활약이 주목된다.(자료사진=카일 슈와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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