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를 이끈 개척가 '김향안'
[앵커]
김환기 예술의 절대적인 동반자가 있습니다.
수필가 김향안입니다.
시인 이상과 화가 김환기, 두 천재의 아내였던 김향안은 직접 그림도 그렸는데요,
이승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김향안, 파리의 추억'展 환기미술관 수향산방, 12월 31일까지]
1974년 김환기 별세 이후 김향안은 그림을 그리며 텅 빈 것 같은 우주를 채웠습니다.
김환기 초상화 뒤에는 자신의 마음속에 살아나 달라는 당부를 적었습니다.
몽환적인 꽃 그림에는 파리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듯합니다.
피라미드를 그리며 자신들의 사당에 걸릴 그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향안의 본명은 변동림입니다.
20살에 시인 이상과 결혼했다가 이듬해 사별했고, 28살에 아이가 셋인 김환기와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재혼했습니다.
김환기의 아호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으며 예술세계를 함께 개척했습니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 답답해하던 남편에게 그럼 먼저 나가보겠다며 파리로 가 작업실을 구하고 그림과 미술사, 비평을 공부했습니다.
김향안의 열정에 힘입어 파리에서 김환기는 자신만의 것을 발견했고, 뉴욕에서 마침내 전면점화를 완성했습니다.
1979년 환기재단 설립과 청년 작가 후원도 예술행정가로서의 혜안을 보여줍니다.
[백승이 / 환기미술관 학예연구사 : 김환기 선생님의 작품을 공익을 위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일념하에 (1992년) 미술관을 설립하셨습니다. 환기미술관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최초로 작가미술관으로 개관하게 됐습니다.]
안정된 국내 기반을 버리고 세계 무대로 나아간 김환기의 그림엔 김향안의 개척 정신이 서려 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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