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한 햇빛을 품은 '해리단길' 오렌지빛 상점

2021. 6. 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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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침대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부산시 해운대구에 우동1로38번길 11에 있다.

◇ 남부 유럽에 왔나? ‘오렌지빛’ 풍경

소셜미디어(SNS)에서 ‘해리단길’을 검색하면 온통 오렌지 빛깔이다. 좌표는 바로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에 위치한 조그마한 식료품점. 남부 유럽의 포지타노나 아말피, 생트로페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국적인 모습의 이 가게는 침대 회사 시몬스 침대의 팝업 스토어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SIMMONS GROCERY STORE)’다.

코로나 이후 로컬이 새로운 일상이 된 요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소셜라이징(Socializing)’ 프로젝트로 로컬의 가치와 매력을 전한다.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일상을 향유하며 단절된 지역과 지역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간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5월 말, 경기도 이천의 복합문화공간인 시몬스 테라스에서 첫 선을 보였다. 시몬스 테라스가 오픈한 2018년부터 이어온 농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의 개념을 넓혀, 올해는 이천의 농·특산물과 함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 로컬 스토어를 한자리에 모았다. 지역과 지역의 만남은 각 지역의 문화를 알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참여 업체와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소셜라이징’ 프로젝트의 정신을 담은 포스터. 지역의 가치와 매력을 상징한다.

◇ 해리단길 향하는 MZ 세대

이천에서 시작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의 다음 목적지는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이다. 이 지역에 40년 넘게 자리 잡아 온 상징적인 건물 우일맨션 1층에 오렌지색 영문으로 ‘SIMMONS GROCERY STORE’ 간판을 내건 이 팝업 스토어는 6월 초 오픈과 동시에 해리단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핫플레이스’에는 빠질 수 없는 MZ 세대와 인스타그래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스토어 앞 오렌지색 줄무늬 천막 아래 설치된 등받이 없는 긴 벤치는 벌써 인증샷 명소가 됐다. 철저히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지만, 평일에도 50팀 넘게 대기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심지어 오픈 시간 전부터 스토어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명품 매장에서나 볼 수 있는 ‘오픈런’ 진풍경이 펼쳐진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시몬스의 한정판 상품 ‘조르개 백팩’ ‘핸드카트’가 놓여있다.

이곳에 있는 특색 있는 가게의 젊은 사장님들과 오래된 상점 주인어르신들은 끊임없는 방문 행렬에 어리둥절하면서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열기는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이어졌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시태그(#) ‘시몬스그로서리스토어’ 포스팅은 오픈 2주도 안 돼 2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 들어서면 무더운 여름 시원한 해운대 바다를 연상시키는 튜브, 수영모, 방수백 등 ‘한정판 해운대 에디션’ 상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해리단길 내 동네 베이커리에서 공수해 매일 선착순 20명에게 증정하는 갓 구운 식빵은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글자가 새겨진 동네 빵집의 깊은 맛을 부각한다. 모두 ‘Made in 부산’의 볼거리다.

스토어에서는 경기도 이천에서 재배한 농산물과 부산 특색을 담은 상품을 판다.

◇지역과 지역 잇는 스토어

수박, 참외, 토마토 등 형형색색 과일 역시 눈길을 끈다. 이천 지역 농가에서 수확한 ‘Made in 이천’ 농산물로 부산에서 이천의 맛과 문화를 알리는 또 다른 방법이다. 이 농산물은 이천 현지 농가에서 주 2회 공수되는데 들어오는 족족 팔려나간다. 해리단길 내 이천 직거래 장터나 다름없다. 이천 특산물로 유명한 쌀과 시몬스만의 감성을 조합한 이천 쌀 캔 패키지도 인기다.

해리단길만의 특색 있는 F&B 매장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햄버거, 아이스크림, 도넛 모양의 상징적인 아이템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 밖에 부산의 지역상점 ‘버거샵’과 ‘발란사(SOUNDSHOP BALANSA)’와 협업한 한정판 아이템들도 눈에 띈다. 모자와 티셔츠, 캔버스 백, 일회용 카메라 등 한정판인 만큼 소장 가치를 더한다.

시몬스 침대는 부산의 명물 가게 ‘버거샵’과 협업해 일회용 카메라, 소스 통을 선보였다. /시몬스 침대

버거샵은 해리단 골목길을 개척한 터줏대감으로 불리며 뉴욕 스타일 수제버거를 특유의 ‘힙(hip)’한 감성으로 선보인다. 발란사는 부산의 서브 컬처를 대표하는 빈티지 편집숍이다.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둘러보고 난 뒤에는 해리단길 인기 스폿을 소개하는 종이지도 ‘앨리 맵(Alley Map)’을 들고 투어를 이어가면 된다. 시몬스는 주변 상점과 의기투합해 해리단길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지도를 제작했다.

앨리 맵은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방문객 모두에게 무료 증정한다. 지도에는 개성 있는 카페, 음식점은 물론, 오랜 시간 해리단길을 지켜온 상점들까지 검색으로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지도 뒷면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디지털 버전으로도 자동 연결된다.

한편,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오는 8월 29일까지 매일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휴무 없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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