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강등 처분을 받은 순경이 21개월간 승진을 제한하는 징계를 받았다. 순경은 더 내려갈 계급이 없기 때문이다.
2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김제경찰서 소속 A(26) 순경은 지난 4월 20일 오후 11시쯤 김제시 용지면 한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인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당시 A 순경은 술을 마시고 차를 운전했다. 조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65%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
/일러스트=김도원 화백
김제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징계위원회를 열고 A 순경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강등은 공무원 징계에서 파면과 해임 다음의 중징계에 해당한다. 하지만 순경은 현 경찰 계급 체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로, 내려갈 계급이 없다. 결국 A 순경에게는 경찰공무원 징계 양정 규칙에 따라 강등 처분 대신 최종적으로 ‘승진 18개월 제한’과 ‘정직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정직 기간을 포함해 21개월간 승진하지 못하게 된다.
경찰은 A 순경이 사실상 초임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라고 밝혔다. 순경에서 경장으로 근속 승진하려면 3년 6개월이 걸리지만, 통상 심사나 특진을 통해 2년이면 승진한다. 경찰 관계자는 “2019년 임용된 A 순경은 올해 경장 승진이 가능했지만 징계로 승진이 21개월 늦어져 사실상 강등 처분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