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100주년 직전에 쫓겨난 자오쯔양 前총서기 가족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6.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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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시위 강경진압 반대했던 자오쯔양 가족에 퇴거 명령
자오쯔양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집. 2005년 자오 전 총서기가 사망한 직후 모습이다. /AP 연합뉴스

중국공산당이 창립 100주년 기념일(7월 1일)을 앞둔 가운데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가족이 베이징 둥청(東城)구에 있는 자택에서 퇴거 명령을 받고 이사를 시작했다고 홍콩 명보가 25일 보도했다. 대내외에 중국공산당의 성공과 승리를 알리는 행사를 앞두고 당(黨)의 결정에 반대하고 정치 자유화를 지지했던 기억을 없애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명보에 따르면 자오 전 총서기 자녀들은 24일 베이징 둥청구 푸창(富强) 후퉁(골목) 6호에 있는 자오 전 총서기의 옛집을 비우기 시작했다. 중국 작가인 가오위(高瑜)는 24일 소셜미디어에 “오늘 푸창 후퉁 6호의 32년 역사가 끝나고 자오쯔양이 생전에 쓰던 가구가 모두 교외의 한 창고로 옮겨졌다”며 이사 차량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1987년 총서기직에 오른 자오 전 총서기는 1989년 4~6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모여 정치 자유화를 요구하던 학생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려는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들었다가 그해 6월 “동란(動亂)을 지지하고 당을 분열시켰다”는 이유로 실각했다. 2005년 85세로 숨질 때까지 16년간 푸창 후통 자택에서 가택 연금을 당했다.

정부 소유인 자오 전 총서기의 집은 2013년 아내인 량보치(梁伯琪) 여사가 사망한 후에는 딸과 사위가 거주했다. 명보는 “중국 당국 관계자가 구두로 자오 전 총서기 자녀들에게 빨리 집을 비우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당의 역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소 수백명의 시위대가 군대에 의해 사망한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태나 당시 시위대를 옹호했다가 숙청된 자오 전 총서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홍콩 일간지 가운데 중국공산당에 가장 비판적인 기사를 써온 빈과일보가 정부의 자산(資産) 동결로 24일 폐간하자 국제사회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빈과일보 폐간에 대해 성명을 내고 “홍콩과 전 세계 언론 자유의 슬픈 날”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억압 강화로 홍콩 독립 저널리즘의 절실한 보루인 빈과일보는 폐간에 이르렀다”며 “홍콩 주민들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도 빈과일보 폐간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을 밝혔다. 또 빈과일보 홈페이지 운영이 중단되자 인터넷에는 빈과일보 기사를 정리·보존해 올려 놓는 홈페이지들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서방국가의 비판에 대해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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