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1위 유방암, 40세부터 정기 X레이 검사를

2021. 6. 2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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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진단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
1~2년마다 진찰·촬영술 받을 필요
우리나라 여성들 '치밀 유방' 많아
초음파검사 함께 받으면 더 효과
하얀 점처럼 보이는 미세석회화
모양 수상하면 조직검사 해봐야


라이프 클리닉
유방암은 여성암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1위인 암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2만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한다.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유방암 사망률을 낮추려면 유방암 선별검사, 즉 검진이 중요하다.

유방암 검진은 1999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으로 지정돼 시행 중이다. 국가 암관리사업본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 검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건강검진 통계연보에 따르면 일반 검진 수검률은 74.1%, 암 검진은 55.8%다. 유방암 검진 수검률은 2011년 49.6%에서 2019년 66%로 증가했지만 더 적극적인 검진 참여가 필요하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국가 암 검진,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단 검진을 받으면 유방암 결과 통보서를 받게 된다. 결과 통보서는 ‘검사항목(검진일)’, ‘결과’, ‘판정’ 세 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결과지를 볼 때 환자분들이 헷갈리거나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9년 국가 암 검진 중 유방암 검진은 총 427만6285명이 받았는데, 판독 결과에서 ‘정상’ 72.1%, ‘양성 질환’ 15.9% ‘유방암 의심’ 0.15%, ‘판정 보류’는 11.8%였다. 정상 외 다른 소견(양성 질환, 판정 유보, 유방암 의심)이 나왔다면 유방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 것을 권장한다.

판정 유보 혹은 판정 보류가 나온 결과 통보서를 받고 놀라서 병원에 오시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정상 소견이 아니라고 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양성 소견은 병변이 있지만 위험 질환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양성을 암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말하는 암은 악성이다. 이때의 양성은 ‘질병이 있다, 없다’의 개념이 아니라. ‘성질이 괜찮다, 나쁘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쉽다.

환자 입장에서 ‘치밀 유방’이나 ‘비대칭 소견’ 또한 이해하기 어렵고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판정 유보’인 경우, 검진 결과 통보서 권고사항에 있는 ‘치밀 유방의 경우 병변의 발견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임상 증상이 있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시어 추가검사나 유방 초음파 검사 여부에 대한 진료 상담을 받기 바랍니다’ 등의 내용을 보고 유방암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치밀 유방인 경우 혹이 있어도 잘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하라는 의미다. 유방촬영술로는 검사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방촬영술은 유방 엑스레이 검사다. 근데 우리나라의 많은 여성이 치밀 유방이다 보니 검사의 정확도가 높다고 할 수 없다. 치밀 유방은 최근 유방암의 위험인자 중 하나로 보고된다. 하지만 치밀 유방 자체가 병이라기보다는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비대칭 소견이라는 결과도 자주 볼 수 있다. 유방촬영술은 4개의 영상으로 이뤄지는데, 4개 영상의 좌, 우, 상, 하, 안, 밖 유방을 비교하면서 의심스러운 소견이 있는지 확인한다. 영상에서 특정 부위만 눈에 띄게 보인다면 비대칭 소견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비용과 검사시간 대비 유방촬영술은 단독검사로는 가장 유용한 선별 검사로 고려되지만 사실 대부분의 환자는 유방초음파 검사가 필요하고 생각한다.

다행히 유방초음파 검사가 올해 4월부터는 건강보험 급여가 가능해 환자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진료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유방·액와부 질환이 있거나 의심돼 의사가 직접 시행한 경우 요양급여가 가능하다. 급여 기준이 아주 명확하지 않아 해석에 혼동의 여지가 있지만 명확히 질병이 의심스럽거나 진료의 판단 시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면 1회 건보 적용이 가능하다.

단, 조직검사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진찰, 유방촬영술 및 유방초음파 검사의 이상소견으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부분 초음파로 병변을 확인하면서 침생검술(총조직검사)을 하게 된다. 하지만 초음파에서 보이지 않는 병변도 있다. 유방촬영술에서의 ‘미세석회화’가 대표적인 병변이다. 미세석회화는 유방촬영에서 하얀 점같이 보이는 것을 말한다. 유방조직에 칼슘성분 같은 것들이 침착된 상태인데 이런 하얀 점들이 불규칙한 모양이면서 밀집돼 있다면 초기 암세포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먼저 확대촬영술을 시행해 미세석회화를 평가한 뒤 양성소견이라면 보통 추적관찰을 하고 의심스러운 모양으로 판단된다면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미세석회화가 유방촬영술에서만 보이고 유방초음파에서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현재 조기 검진 기준은 국가검진의 경우 40세 이후 2년에 한 번씩 유방촬영술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고 한국유방암학회는 40세 이후 1~2년에 임상 진찰과 유방촬영을 권고한다. 유방암학회의 2019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서구의 유방암과 달리 40대 환자의 비율이 가장 높고 40세 이하의 환자도 약 10.5%를 차지한다. 이를 고려한다면 적어도 40세에는 유방암검진을 시작해야 하고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많은 비율이 치밀 유방임을 고려한다면 유방초음파 검사도 같이 시행하는 것이 좋다. 40세 미만의 여성도 증상에 따라 검사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만져지는 멍울이 있다면 반드시 진료 후 유방초음파 검사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 관련 유전자 변이 등의 고위험군인 경우, 검진 시작 시기와 주기는 유방외과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유두의 분비물, 멍울, 피부 변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유방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무증상이고 대부분 검진을 통해 발견된다. 유방암을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기적인 유방 검진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배수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
2005년 건국대 의대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로서 유방암이 전문 분야이다. 유방암학회 통계위원회, 등록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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