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밥그릇 보다 군급식 조사가 더 시급..공정위, 너무한다" 비판 확산(종합)

최희정 2021. 6. 2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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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로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했다며 삼성 그룹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과 관련, 재계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태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재판에 이어 '구내 식당' 이슈까지 겹치면서 재계에서는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단체급식은 삼성 뿐 아니라 대기업 대다수가 수십 년간 시행해 온 내부 거래 관행인데, 유독 삼성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고 있어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난 4월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8개 대기업집단을 모아놓고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었는데, 당시 공정위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밥을 주는게 수십년 된 오랜 관행이었다고 했다"면서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의계약으로 해온 것을 '바꿔야한다'고 해서 급식 일감을 개방하기로 해놓고서는 이렇게까지 거액의 과징금을 물렸다"고 당혹스러워했다.

이어 "공정위가 '정상 가격'을 산정하지 않고, 급식에 쓴 비용 자체를 문제 삼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상 공정위는 부당 내부거래 여부를 판단할 때 일종의 시장가격인 '정상 가격'을 도출해 부당 이득의 정도를 따지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 과정을 생략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줘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 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1.06.24. ppkjm@newsis.com


특히 공정위가 사내 급식과 경영 승계 문제를 무리하게 연관지으려다 입증에 실패했음에도 승계에 활용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위는 전날 브리핑에서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 과정의 연관성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재용 부회장을 여러 차례 언급해 사내급식이 사실상 승계에 활용된 것처럼 비쳐진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내놓은 보도자료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수차례 언급했다. 총수 일가 이름까지 적고 승계에 이용됐다고 연계성을 단정하는 것"이라면서 "대체 공정위가 무슨 저의로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는 애플의 동의의결 신청은 받아들였지만, 삼성이 잘못을 시정하기 위해 내놓은 동의의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유독 삼성한테만 잣대를 달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정위 제재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다. 네이버 등 포털에서 한 네티즌은 "삼성을 죽이려고 작정했다"며 정부의 '삼성 때리기'를 꼬집었고, 다른 네티즌은 "먹는 것 가지고 치사하게 그러나? 정부는 군인들 밥이나 잘 줘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젠 하다하다못해 밥까지 건드리네 ㅋㅋ 동네개도 지밥그릇 건드리면 화낸다"고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100% 몰아줘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 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1.06.24. ppkjm@newsis.com

이밖에 "직원들에게 더나은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지배구조를 위한 불공정한 행위란 말인가"라면서 공정위가 사내 급식 제공을 이 부회장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무리하게 연관짓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지어 "삼성 밥그릇조사 보다 군급식 조사가 더 시급 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단체급식 계열업체인 삼성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준 대가로 얻어낸 이익을 삼성 총수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기업에 고배당으로 지급,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전환 작업에 영향력을 끼쳤을 것이란 게 당국의 추측이었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이재용 부회장(17.48%)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인 웰스토리의 이익을 배당금 등을 통해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75%가 웰스토리에서 나왔을 당시는 건설업 부진과 해외 자원프로젝트 부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평소 웰스토리의 영업이익 비율은 10%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식으로부터 얻은 전체 배당수익 중 웰스토리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8.6%에 불과하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웰스토리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이번 과징금은 삼성전자에 1012억17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 지원을 받은 웰스토리에 959억7300만원 등이 부과됐다. 삼성전자에만 10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됐는데, 국내 법인 가운데서는 1981년 공정거래법이 시행된 이후 40년 만에 최대 금액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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