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의인문정원] 지구의 '종말 시계'는 몇 시인가?
자정 3분 전으로 당겨진 '종말 시계'
몇 해 전 뉴질랜드에서 자연사박물관을 들른 적이 있다. 오클랜드 시내의 자연사박물관을 돌아보는 동안 가장 경이로운 순간은 대형 조류의 박제를 만났을 때다. 이제는 멸종으로 다 사라졌지만 모아(Moa) 새는 키가 3.7미터, 몸무게 230킬로그램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로 눈길을 끌었다. 불과 100년 전 이런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가 긴 다리를 껑충거리며 섬을 돌아다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지금도 숱한 생물종이 서식지 파괴, 환경오염 등으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아마도 다음 세기의 인류는 눈표범, 자바호랑이, 흰수염고래, 코뿔소, 매너티, 듀공 같은 포유류를 더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기원전 1000년에 지구 인구는 100만명 안팎이었다. 기원후 100년에는 3억명으로 늘었다. 16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명화 ‘모나리자’를 그리고 군사와 건축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동아시아의 조선에서 사임당 신씨가 낳은 율곡 이이는 호조좌랑에서 시작해 이조판서의 자리까지 올랐다. 르네상스 부흥기인 이 당시 지구 인구는 5억명이다. 인구 80억명에 도달한 인류는 지식, 지혜, 유머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협업한 결과 과학과 산업의 발전은 정점을 찍는다. 인류가 일군 문명이 최고의 수준에 이른 지금, 어쩐 일인지 미래학자들이 예측하는 지구의 근미래는 그다지 밝지가 않다.
지구의 ‘종말 시계’는 여전히 빠르게 째깍대며 움직인다. 2015년 현재, 자정 5분 전에 맞춰져 있던 지구 ‘종말 시계’의 시곗바늘은 자정 3분 전으로 당겨졌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지구온난화, 열대우림 남벌, 오존 손실, 해양 산성화, 유해물질과 변이 생물체를 퍼뜨린 당사자가 누군가? 나와 당신, 바로 우리들이다.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인류는 지구 생물의 대멸종을 불러오는 유해동물이다. 지구에 기생하며 파종성 영장류 질병을 퍼뜨리는 유해균이라는 점에서 인류는 지구의 재앙이고 골칫덩이로 등장했다. 과연 인류는 지구의 종말 시계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을까?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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